[논객칼럼=신재훈] 이번 주가 추석이다. 평년의 경우 추석은 9월말 이후지만, 올 추석은 유난히 빠르다.

여름 휴가를 보내고 얼마 안 지나서 맞는 올 추석. 만약 여름휴가를 아직 못 다녀왔다면 여름의 끝에서 맞는 이번 추석을 이용해 늦은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한다.

예전 같으면 추석연휴 동안 다녀오는 해외 관광지 1위가 일본이었다. 그러나 일본과의 경제전쟁이 한창인 지금, 일본으로 가는 것이 눈치 보인다면 그 대안으로 부산을 강력 추천한다.

내가 부산에 살고 있어서가 아니라 부산은 아직도 여름이기 때문이다. 바다도 있고, 따뜻하고 볼거리 먹거리 등 이국적인 남국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름 성수기를 지나서 비교적 여유있고, 한여름에 비해 대부분의 물가가 저렴하다는 점 또한 큰 매력 중 하나다.

이번 특집은 추석연휴 동안 늦은 여름휴가를 계획하거나, 추석 차례를 지내러 내려오는 부산이 고향인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자들을 위한 글이다.

어쩌면 여자친구 또는 아내에게 평소에 잃었던 점수를 만회하고 싶은 남자들을 위한 글이 될지도 모르겠다.

남자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그러나 여자들은 열광하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멋진 분위기의 카페와 레스토랑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커피 맛도 훌륭하고 빵과 브런치도 맛있는 베이커리 카페, 해운대 최고의 뷰를 자랑하는 호텔 로비라운지와 뷔페식당, 그리고 지중해 니스의 어느 낭만적인 바닷가 레스토랑을 닮은 미슐랭 셰프의 프렌치 레스토랑도 소개할 예정이다. 물론 멋진 바다를 바라보며 가볍게 차 한잔 할 수 있는 일명 프렌차이즈 커피샵도 몇 군데 포함시켰다.

부산으로 여행 온 커플, 가족이라면 반나절쯤 여자친구 혹은 아내를 위해 그곳을 다녀오기 바란다. 그들이 당신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평소 잃었던 점수를 만회하는 것은 물론, 당신의 배려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만약 추석 차례를 지내러 내려온 가족이라면 하루 종일 전 부치고 설거지만 하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해 하루 혹은 반나절쯤 집안일에서 해방시켜주기 바란다.

집에서 밥 차리고 설거지 하는 대신, 멋진 브런치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남이 만들어준 식사, 차(여자들은 안다.  '이세상 가장 맛있는 밥은 남이 차려주는 밥'이라는 것을)와 함께 시어머니의 눈치와 잔소리에서 해방되어 편안하게 멋진 시간을 가진다면, 당신을 향한 잔소리가 평소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그 임팩트있는 좋은 기억으로 인해 매번 명절 때마다 가급적 늦게 내려가고 빨리 올라오려는 온갖 핑계와 투정 대신, 빨리 부산에 가자고 보채게 될 것이다.

그렇다. 행복한 추석연휴를 보내는 슬기로운 방법은 다름아니라 아내건, 연인이건 여자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다. 꼭 추석연휴만이 아니라 남자의 인생 전부를 행복하게 만드는 슬기로운 방법도 바로 여자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다.

부산은 대한민국 대표 해양 관광지이다. 멋진 바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은 물론 세련되고 편리한 도시의 인프라와 문화로 가득하다. 게다가 요즘 여행의 트렌드에 맞는 뉴트로, 리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각종 볼거리들이 완벽하게 갖춰진,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해양 관광 도시다.

그 말은 한마디로 부산은 여자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여자들을 위한 도시라는 얘기다.

오늘 소개할 곳은 내가 부산으로 이사오기 전부터 자주 다니던, 그리고 부산으로 이사 와서 새롭게 알게 된 곳 중 최고만을 추렸다. 내가 추천하는 곳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소위 '핫 또는 힙'하다고 얘기되는 그런 곳은 아니다. 그런 곳은 인터넷 블로그 검색을 통해 얼마든 찾아볼 수 있다. 일시적인 유행이나 트렌드와 상관없이 누구나 항상 만족할 수 있는 스테디 셀러 같은 그런 곳이다.

멋진 바다뷰는 기본이고 맛있는 커피, 음료, 음식들로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인생의 보물 같은 곳이다. 또한 외지에서 찾아 온 지인들에게 최고의 환대를 표할 때 항상 데리고 가는 그런 비밀의 정원 같은 곳이다.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뷔페식당 야외 테라스 Ⓒ신재훈

1.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뷔페식당 야외 테라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은 중식, 일식, 양식 레스토랑들 모두 훌륭하다.

뷔페식당 또한 음식의 종류와 퀄리티, 맛으로 볼 때 서울 최고급 호텔 뷔페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가성비를 고려한다면 대한민국 뷔페 중 탑이다.

해안도시에 걸맞게 회와 해산물이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내가 정작 감탄하는 것은 중식 메뉴다. 부산 최고의 맛과 명성을 자랑하는 중식당 남풍의 영향(남풍의 주방을 거친 셰프들이 뷔페의 중식을 담당한다고 함)으로 모든 음식들이 정통을 기반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였다. 그래서 평소 기름진 중국음식을 선호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참고로 남풍의 헤드 셰프인 스티브 전(한국명 전석수) 셰프는 중화권 미슐랭 가이드로 불리는 “ 씨트립 미식림“ 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광동식 요리를 베이스로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잘 조화시킨 요리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북경오리와 해삼탕은 뷔페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고급 중식 레스토랑의 단품 요리(A la carte)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수준의 퀄리티와 맛이다.

거기에 나만의 특별한 레시피와 식사 방식이 추가되면 거의 최고급 코스요리가 된다.

식사방식은 뷔페지만 코스요리처럼 먹는 것이다. 물론 처음 시작할 때 만이라도 그렇게 해보자. 접시 가득 쌓여있는 음식을 보고 맛있겠다는 느낌보다는 시각적으로 먼저 질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그 동안 이용했던 뷔페에서와는 다른 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만의 비밀 레시피는 즉석구이 코너에 있는 생전복구이를 껍데기와 내장을 제거하고 살만 따로 4등분해서 해삼탕에 넣어서 먹는 것이다. 전복구이와 해삼탕을 따로 먹을 때 보다 훨씬 더 맛있다. 생전복구이만 따로 먹을 때는 질려서 많이 못 먹지만 나의 비밀 레시피로 먹으면 그 몸에 좋다는 전복을 훨씬 더 많이, 게다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중식당에서 거의 제일 비싼 메뉴 중 하나인 굴쏘스 전복해삼이 된다.
나의 겨우 북경오리와 전복해삼탕만으로도 충분히 본전을 뽑았다는 뿌듯함을 느낀다.

지금까지 입이 호강했다면 이제는 눈이 호강할 차례다.
여름철 야외 테라스는 경치와 분위기가 그야말로 환상이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유명 비치의 조건은 하얀 모레, 에머럴드빛 바다, 푸른 하늘 이렇게 3 가지(색)로 구성된다.

그러나 파라다이스 뷔페식당 야외 테라스에서는 하얀 모레, 에머럴드빛 바다, 푸른 하늘 외에 초록색 잔디가 더해져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전형적인 아름다운 비치에 초록이 더해져 시각적 화려함과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1층 테라스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4가지 (색)의 조화는 마치 발리의 7성급 리조트인 아야나 리조트와 W 호텔의 프라이빗 비치(이곳 비치들도 잔디와 야자수, 하얀 모레, 에머럴드빛 바다, 그리고 푸른 하늘 이렇게 4 가지 요소와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를 연상케 한다. 바다와 모레와 하늘만 보이는 비치와는 차원이 다른 뷰를 제공한다.

테라스에서 입의 호강과 함께 눈으로 맛보는 멋진 뷰를 경험하고 싶다면, 해가 떠있는 시간인 조식 또는 중식을 추천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추석 패키지를 이용해서 편안한 휴식은 물론 노천스파 씨메르와 노천 수영장에서 동남아 휴양지 럭셔리 리조트의 느낌을 즐겨보기 바란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로비라운지 Ⓒ신재훈

2. 부산 웨스틴 조선호텔 로비라운지

대부분의 바다뷰는 좌우로 펼쳐진 바다가 보이는 수평 뷰다. 물론 멋진 풍광이지만 다소간 평면적이다. 그러나 이곳 로비 라운지에서 바라다 보이는 뷰는 동백섬에서 달맞이 언덕까지 이어진 해운대 비치의 해안선 라인을 모두 볼 수 있는 수직의 오션뷰다.

그래서 더 다이내믹하고 입체적이다. 즉 원근이 살아 있는, 깊이 있는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거의 5미터가 넘는 높이의 전면 통창으로 바라보는 해운대의 뷰는 최고라 할만 하다.

커피나 음료보다는 에프터눈 티세트를 주문하면 입과 코와 눈이 모두 만족스럽다. 에프터눈 티세트에는 향이 좋은 티와 함께 케이크, 쿠키, 샌드위치 등의 가벼운 핑거푸드들이 함께 나온다. 여자들에게는 충분한 한끼가 될 수 있다.

아내 혹은 여자 친구를 위해 멋진 바다의 모습과 함께 에프터눈 티의 낭만을 선물해 보자.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당신에 대한 좋은 기억을 추가하게 될 것이다. 차를 마시기 전후 바로 옆에 있는 동백섬을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잊지 말자.

달맞이고개 호텔 일루아 브런치 디저트 카페 콜라보 Ⓒ신재훈

3. 달맞이고개 호텔 일루아 브런치 디저트 카페 콜라보(Collabo)

“lua“ 는 포루투갈어로 달을 뜻한다. 달맞이 고개를 연상시키기에 안성맞춤인 이름이다. 달맞이 언덕이 제공하는 지형적 이점을 살려 해운대 비치와 멀리 광안대교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입체적인 멋진 뷰를 자랑한다. 호텔이라서 비쌀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호텔이지만 별다방 보다 비싸지 않다. 이곳 콜라보는 한마디로 모든 조건을 다 갖추었다. 그것도 거의 최상급으로.

멋진 뷰, 맛있는 커피와 음식, 편리한 주차, 찾기 쉬운 위치, 게다가 가격도 너무 착하다. 오래 있거나 사람수보다 덜 시키더라도 절대 눈치주는 일 없는, 착한 마음씨까지 갖추고 있다. 정말 대접받는 느낌이 들 정도다.

커피전문점 커피 한잔 값으로 럭셔리 호텔 라운지에서 누리는 호강이다. 마치 이코노미 클라스에서 비즈니스로 무료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랄까?

송정 프렌치 레스토랑 레플랑시 Ⓒ신재훈

4. 송정 프렌치 레스토랑 레플랑시

음식점의 생명은 누가 뭐래도 맛이다. 맛을 좌우하는 것은 크게 셰프의 능력과 식재료다.

이곳은 미슐랭 1~3스타 레스토랑을 두루 거친 프랑스인 프랑크 라마슈 셰프가 직접 요리한다. 그날의 신선한 재료에 따라 매일 바뀌는 점심세트 메뉴와 사계절 제철 재료로 선보이는 다양한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맛에 대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냥 와서 먹어보고 감탄하기만 하면 된다. 미슐랭 셰프가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최고의 요리를 부담 없는(싸다는 표현을 쓰고 싶지만 레스토랑의 이미지와 품격을 손상시키는 것같아 식상한 표현인줄은 알지만 어쩔 수 없이 '부담 없는' 이라는 표현을 썼다) 가격으로 맛 볼 수 있는 대한민국 몇 안 되는 보물 같은 곳이다.  

게다가 바다를 바라보는 뷰와 프렌치풍의 분위기, 프렌치 셰프들의 모습,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의 어느 바닷가 레스토랑에 온 것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곳에 오면 3번 놀란다. 맛에 한번 놀라고, 멋진 바다와 분위기에 또 한번 놀라고, 부담 없는 가격에 마지막으로 놀란다.

이 정도 돈과 노력으로 여자들을 이토록 감동시킬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다음은 보너스로 부담 없이 차 한잔 할 수 있는 바다 뷰가 끝내주는 카페와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 몇 군데를 소개하면서 이번 연재를 마치겠다.

- 달맞이언덕 : 베이크 하우스
- 청사포 : HUS
- 송정 : 할리스 커피, 투썸 플레이스, 달닷콤, 커피 스미스, 젬스톤

달맞이언덕 베이크하우스 Ⓒ신재훈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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