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투자유치 활성화 등 경제활력과 무관" 주장

[오피니언타임스=NGO 성명]

경실련이 “정부의 차등의결권제 도입이 경제활력과 무관하다”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 하반기 중 ‘경영권 희석 우려가 없는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엄격한 요건 아래 차등의결권 신주발행을 허용’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 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코넥스 상장 벤처기업의 임직원들까지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주는 한편, 기존 주주들에 대해서도 주식교환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이연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실련은 “(이는) 재벌들이 차등의결권을 갖는 비상장 벤처기업 설립을 통한 경영권 세습과 벤처캐피탈 형태의 뮤추얼펀드를 통한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겠다는 방침과 다름없다”며 “심지어는 일본식 차등의결권과 포이즌 필 제도들을 모방해 차등의결권의 전매/상환을 목적으로 하는 스톡옵션을 허용함으로써 재벌들이 망친 벤처기업에 대한 손해보전은 물론이고, 혁신 벤처기업에 대한 양도차익과 세무보고차익까지도 눈감아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 ‘한국의 현 상황에서 차등의결권 도입은 백해무익하다’고 수차례 경고했다”며 “(이는) 비상장 벤처기업들에 한해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더라도, 재벌의 4대 세습의 유력한 제도로 악용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의 차등의결권 제도화 실패 교훈에서도 알 수 있듯  비상장 혁신 벤처기업들의 차등의결권 지분을 탈취한 상장 모회사들에 대한 반독점 규제 실패와 더불어, 비상장 모회사의 차등의결권 지분을 보유한 동일인들에 의한 상장 자회사들의 경영권 승계에 따른 경제력집중 방지 실패사례(Kanda, 2015)를 봐도 알 수 있다. 대공황 이후 차등의결권을 유행시킨 미국의 자본시장 역사를 살펴봐도 차등의결권제가 오랜 시간 동안 재벌들 황제경영에 봉사해 온 점 때문에 1주 1표를 원칙으로 하는 주주평등의 원칙과 주주자본주의가 투자유입과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것을 반증한다(Anderson, Ottolenghi and Reeb, 2017; Jackson & SEC, 2018)”

경실련은 “현재 한국의 부품소재장비 산업에서 혁신이 못 일어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나 핵심기술 탈취, 재벌 계열사간 출자 규제를 오랜기간 방치해 왔기 때문”이라며 “재벌중심 경제체제에서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려는 지금의 행태는, 결국 재계의 숙원사업과 벤처의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혁신과 기술이 있으면 언제든지 금융은 따라온다. 정부는 재벌들과의 지속가능한 상생만 외치고 벤처기업들에 대한 지원만 매번 강조하면서 차등의결권 보다 선행해야 할 재벌개혁과 '개미지옥이 된 자본시장과 투기자본의 천국'과 같은 자본시장구조의 개혁과제들을 본말전도 하고 있다. 오늘날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이 차등의결권을 도입해서 성공했다는 소수의 주장 역시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다. 일부 벤처기업들과 몇몇 특수 이해당사자들만을 위한 입법은 어불성설이다. 은산분리 완화도 모자라 이제는 차등의결권 도입을 통해 자본시장을 기어코 재벌들의 사금고로 전락시킬 각오라면 정부의 무능을 규탄할 수밖에 없다”

경실련은 “개혁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현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재계의 소원만 들어줄 궁리만 해선 안된다”며 “재벌개혁은 물론이거니와 차등의결권 도입에 대항한 최소한의 방어장치들 조차 생각치도 않으려는 경제 관료들에게 매우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하며, 경실련은 차등의결권 도입 철회를 강력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차등의결권:상법의 원칙인 ‘1주 당 의결권 1’가 아니라 주식마다 차등을 둬 각기 다른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개념

*포이즌 필(poison pill):적대적 기업합병 위협시,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저가 발행해 공격자측 지분률을 희석시키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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