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비서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사이버테러 사건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각종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조정만(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과 이봉건(50)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사무실, 여비서 함모(38)씨가 근무하는 국회의장 부속실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부터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투입해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18일에도 2008년 전대 당시 캠프 사이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공성진(59) 전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김모씨를 최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전대 당시 안병용(54.구속)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으로부터 당협 간부들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지시를 받은 구의원들이 "안 위원장이 한 표는 박희태 후보에게, 한 표는 공성진 후보에게 던지라고 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후보 캠프 사이에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김씨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10/26 재보궐선거일 선관위 사이버테러 사건으로 인해 최구식 의원의 비서 공아무개씨와 국회의장식의 비서 김모씨가 구속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실의 비서진도 여러 가지 사건에 연루돼 있다. 보좌관 박모씨는 SLS그룹과 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이 의원 여비서를 포함한 비서 4명의 계좌를 통해 큰 금액의 자금이 입금되고 세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비서들은 줄줄이 소환, 압수수색, 구속 등 온갖 시달림을 당하고 있는 반면 이들이 모시는 국회의원은 모두 아직까지 무사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유를 보이고 있다.

 박희태 의장은 18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면서 유유히 귀국했다. 이상득 의원은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을 뿐 아직까지 조사 한 번 받아보지 않았다. 최구식은 연초에 검찰의 디도스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후에는 “다시 당에 들어가겠다”고 큰소리쳤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든 책임을 비서와 보좌관에게 떠넘긴다는 시선이 따갑다. 하지만 이들 의원들은 그런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다. 박희태 의장의 경우 의장직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여당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미동도 하지 않는다.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이다.

명예를 소중히 하는 나라와 사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의원은 비서가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명예가 실추됐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내던지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명예란 곧 책임의식이다. 고위직에 올라 있는 이들이 이토록 명예를 우습게 안다면, 이 나라와 사회에는 언제나 명예심과 책임의식이라는 것이 생겨날 수 있을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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