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와 사진작가의 14,400km의 여정] 바르샤바(Warsaw)
가장 깊은 슬픔을 간직한 도시
두 칸짜리 트램(Tram 노면 전차)이 다니고,
버스를 기다리고,
전철을 타려 지하입구로 내려가고, 올라온다.
아침의 풍광은 어디에나 똑같다.
하나의 삶을 이루어가고, 가정을 꾸려가고
그렇게 우리들은 서울에서, 베이징에서, 시카고에서, 리야드에서, 멕시코시티에서,
바르샤바에서 살아간다.
단지 살아가는 방법만 다를 뿐
살아가는 목적은 똑같다.
어쩌면 ‘똑같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뒤편 건물은 1950년대에 스탈린(Joseph Stalin)이 폴란드에 선물한 것이란다.
폴란드 사람들은 받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웅장하고 꽤 쓸모가 있음에도 폴란드 사람들은 이 건물을 무척 싫어한단다.
차마 부술 수는 없어 그 주변에 높은 빌딩들을 지어 모습을 감추려 한다는데
싫든 좋든 역사를 지워버릴 수는 없으리라.
우리나라 경복궁 안에 예전에 ‘중앙청’이 있었다. 한때 ‘국립중앙박물관’이었으며, 그 전에는 ‘주한미군 군정청’이었고, 그 전에는 ‘조선총독부 청사’였다. 1926년 완공되어 1996년 철거되었다. 이 건물의 철거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었다.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어디에서나 농사는 서글픈 것
농부는 간 데 없고
개 한 마리 짖지 않으며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경운기도 없고 트랙터도 없고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도 들려오지 않으며.
농자(農者)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은
거짓이 되어버렸다.
보리인지 벼인지 밀인지... 수확이 끝난 들판에 누런 대만 끝없이 펼쳐져 있다.
젊은이들은 농사에 미래가 없다 하여 다들 도시로 떠났을 것이며
어디나 그렇듯 순박한 바보들만 남아서 고향을 지킨다.
아담하지만 쓸쓸한 농가만이 드문드문 서 있다.
농부가 없으면 먹을 것이 없어지고
먹을 것이 없어지면 인간은 모두 사라짐에도
우리는 농사를 잊어가고 있다.
서양이든 동양이든 마찬가지라는 슬픈 현실 앞에서
“나라도 귀향해서 농사를 지어볼까”
정말---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김호경
1997년 장편 <낯선 천국>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여러 편의 여행기를 비롯해 스크린 소설 <국제시장>, <명량>을 썼고, 2017년 장편 <삼남극장>을 펴냈다.
오피니언타임스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ews34567@opiniontimes.co.kr)도 보장합니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