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보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4대강 사업은 끝났다" 엊그제 만난 모 언론사 기자가 지난 설 연휴 민심 반응을 살핀 후 던진 한 마디이다. 대구, 경북 지역에서 조차도 댐에서 물이 새는 순간, 이 사업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국토부 권도엽 장관이 나서서 시민단체에게 ‘법적대응’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의 말로라는 것.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이 기자의 지적은 맞는 말인 듯하다. 엊그제로 한 달된 한나라당 비대위에서 MB와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하나의 근거다. 비대위 이상돈 교수는 2010년 지방선거 패배를 4대강 사업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다. 앞서서 이 교수는 친이계의 수장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에 대해서 날선 비판도 가리지 않았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MB 정권과 각을 세우던 이 교수를 비대위 위원으로 영입한 것은 이러한 역할을 하라는 의도가 다분하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댐에서 물이 새는 등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MB와의 결별 의식은 다른 방법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4대강 사업에 대해 한나라당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책임질 수 있는 가’ 이다. 아무리 MB와 선을 긋는다 해도 4대강 사업 추진의 핵심은 한나라당 자체였다. 그만큼 국민들이 한나라당에게 요구하는 책임의 수위는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1년 9월 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MB씨 4대강 비리수첩 제작단’이 4대강 사업 찬동 정치인을 선정해 본 결과 전체 82명 중 80 여 명이 한나라당과 현 정권 고위 공직자들이었다.

4대강 사업 찬동정치인에는 한나라당 거물급 인사들은 빠지자 않았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국토에 망치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전광석화처럼 밀어 붙여라”라며 멸종위기종과 노동자들의 목숨을 빼앗은 속도전을 부축인 인사다. 홍준표 전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시절에는 “상수원에 배 띄우는 나라가 어디 있나”며 대운하를 비판하더니, 이후에는 철저히 MB편에서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을 지지했다.

이 밖에도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김형오 전 국회의장, 안상수 전 대표, 김무성 의원 등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가 다수 포함됐다. 이는 4대강 사업 책임을 무는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으로는 4대강 비판을 반대파 제거를 위한 내부 정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비대위가 2010년 지방선거 패배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이라면, 4대강 사업에 적극 찬동했던 한나라당 인사들도 그 책임을 지우게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정서를 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그럴 의지가 있을까? 단지 ‘꼬리 자르기’로 끝날지 않을까?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 4대강 심판 정서를 따라야 하는 것은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엄격한 잣대로 민주당 내부를 평가해야 한다. 앞서 <2012년 4대강 대응 어찌 ② 한명숙 대표님! 민주당 4대강 찬동인사 어찌하시렵니까?>에서 지적 했듯이,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고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은 대 놓고 4대강 찬성행보를 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심판 역시 민주당은 결코 피해서는 안 된다.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잘못된 4대강 사업에 부회뇌동했던 정치인을 심판하고자 하는 국민의 기본 정서이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최인기 국회의원 등 민주당 내 4대강 찬동인사를 심판하라는 의견을 민주당의 현역 유력 정치인과 민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그리고 SNS에 올렸습니다. 한명숙 대표에게는 한 대표의 트위터 (@HanMyeongSook)로 위와 같은 의견을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부탁하나 드리고자 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인사들이 절대 공천을 받을 수 없도록 국민의 이름으로 요구를 해 달라는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트위터(@GJ_PARK)와 한명숙 대표의 트위터 (@HanMyeongSook) 등으로 4대강 찬동 인사 심판 메시지를 보내 주시길 말이다.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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