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의 딴생각]

[청년칼럼=하늘은] 노인의학 전문의인 페리시노토Carla M. Perissinotto 박사 연구에 따르면 기혼자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율이 62.5%에 이른다고 한다. 오히려 혼자 사는 사람 중에서 외롭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26.7%에 불과하단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옆에 사람이 있다고 해서 덜 외로운 것도 아니며, 혼자 산다고 해서 무조건 외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지 이제 3년. 그 시간 동안 외로울 틈이 전혀 없었다. 페리시노트 박사의 연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매순간 행복을 맛보며 살았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진 않았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 아내와 함께 아름다운 미래를 그려나갔다. 그렇게 두 아이가 태어났고 지금은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잊고 두 아이를 함께 돌보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하느라 서로 많이 다툰다고 하지만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서로를 희생하며 아이들을 돌봤고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 때는 잠깐의 여유를 가지며 그 시간을 이겨냈다.

Ⓒ픽사베이

기혼자가 외로운 이유는 공동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각자의 삶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각자의 삶에 몰두하며 자신은 상대를 잘 배려하고 있다는 착각까지 하고 있으니 오해가 쌓일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결혼 후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남편은 가정을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며 밤늦게까지 일하지만 정작 아내는 가정을 돌봐주지도 않는 남편을 어떻게든 이해하면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이율배반적 상황이 발생한다. 과연 누가 잘못한 것일까.

그렇게 결혼생활을 근근이 유지하게 되면 결국 결혼생활에 낭만(romance)은 사라지고 외로움의 극치를 맛보게 된다. 누군가는 졸혼을 선택하기도 하겠지.

우리가 발견한 공동의 가치는 ‘부자가 되자’ ‘로맨스 소설을 쓰자’와 같이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자’ 였다. 이를 위해서 휴직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직장을 옮기기도 했다. 그 결과 현재는 완전한 워라밸을 구현할 수 있는 직장에 다니며 매일 저녁밥을 같이 먹고 주말에는 항상 놀러 다닌다. 버는 돈은 줄어 들었지만 행복은 더해지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고 있다.

함께 하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단순히 ‘시간확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전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대화’이다. 마음속에 맴돌고 있는 감정 상태를 공유하고 서로의 온도를 항상 체감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상충되는 의견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 어떻게든 합의점을 도출한다. 이를 위해서 누군가 일부 희생했겠지만 그것이 희생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기분 좋게 대화가 마무리된다.

이 세상에 가만히 있어도 행복한 결혼생활은 없다. 연예시절의 ‘사랑’을 생각하며 그 사랑이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때로는 펑펑 울며 서로에게 서운한 감정을 분출해야 한다. 아무런 행위 없이 얻어지는 낭만은 없다. ‘낭만’이 그렇게 쉬웠다면 애초부터 현실을 이상적으로 보는 태도를 지칭하는 이런 단어는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음 주면 결혼 3주년이다. 20주년, 30주년에도 ‘우리 결혼생활에는 낭만이 있어요’라는 고백을 할 수 있도록 매순간 대화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지금까지 낭만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항상 배려해준, 사랑하는 아내에게 몇 마디 건넨다.

지연아,
오늘 우리 치킨먹자.
그리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항상 사랑해.

아내는 치킨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 양념 반, 후라이드 반으로 그녀를 기쁘게 할 생각이다. [청년칼럼=하늘은]

 하늘은

 퇴근 후 글을 씁니다 
 여전히 대학을 맴돌며 공부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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