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현의 MTB 여행 5

겨울이지만 낮의 온도가 영상이라는 소식을 접하면 산에 갈 채비를 한다.
추운 날씨로 많은 이들이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온라인 카페의 라이딩계획은 연중 이어진다.
축령산 라이딩계획에 일산과 부천에서 활동하는 동호인들이 합류하기로 하였다.
남양주가 산악자전거의 8학군임을 모두가 실감할 수 있게 가이드를 잘 하기로 한 날이다.
수도권에서 유명세를 타는 코스라 기대한 만큼 만족들을 해야 할 텐데..
 
차량으로 도착한 일산팀과 마석역에서 합류한 부천팀의 자전거를 1톤 트럭에 싣고
축령산 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30분.
겨울은 해가 짧기 때문에 서둘러야 하는데 조금 늦었다.
마석에서 10km 남짓한 곳에 위치한 축령산은 물골안이라는 마을을 안고 있다.
 
남양주시 수동면 수동계곡.
한양에서 볼 때 동쪽으로 물이 많은 곳이 수동이란다.
예부터 학자와 예인이 많이 배출된 수동은 비슷한 높이의 서리산과 축령산이 남북으로 이어져 있고, 북서쪽으로 주금산이 솟아 있다.
그 산 너머 동북쪽은 포천이고 동쪽은 가평 땅이다.
수동면 외방리 불당골까지 차로 이동한다.
불당골은 부처님을 모신 곳이 있었다고 하는데, 점집이 더 많았다는 설도 있다.
축령산을 바라보고 석고개를 넘어 우측 계곡으로 들어서면 불당골 입구이다.
축령산 생수공장을 지나 왼쪽 계곡 끝에 도달하면 산길이 시작된다.철문을 지나 500m 오솔길을 오르면 축령산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임도가 나온다.
좌측으로 매표소까지 두 번의 업힐 코스는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일명 빨래판 길 (콘크리트 도로에 가로로 홈을 파 놓은 길)이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
초보자들 몇 명이 초반부터 가파른 고개에서 자주 걷는다.
추운 날씨 탓에 몸을 제대로 풀지 못해 모두들 몸이 굳어 있다.
작은 고개 하나를 넘는데도 안간힘들을 쓰고 있다.
이제 시작인데 걱정이다.
 
두 번째 높은 고개가 눈앞에 펼쳐져 있기에 몇몇은 포기할 것 같다고 엄살을 부린다.
다시 오르기를 20여분.. 가파른 경사가 시작된다.
모두들 가쁜 숨을 몰아쉬고, 거친 호흡으로 말을 잊고 오른다.
고갯마루에서 꽤 오래 휴식을 취한다.
언제 힘들었냐는 듯,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 촬영에 몰두한다..
 
내리막길은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빨래판 내리막길을 40-50km 속도로 순식간에 내려가면서 괴성을 지르는 소리가 계곡에 울려 퍼진다..
매표소에서 시작된 등산로와 만나는 길에서 서행을 한다.
등산로 입구의 약수터까지 꼬부랑 언덕길을 힘차게 오른다.
포장도로를 따라 주차장을 지나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객들이 안내판을 보고 있다.

축령산 자연휴양림의 통나무집 앞에서 휴식을 취하며 짐을 정비한다.
코스점검과 짐 정리를 하는데, 겨울이라 모든 물이 얼어버려 식수가 걱정이다.
일단 전망대까지 오른 후 각자의 상태를 본 후 하산 길을 결정하기로 한다.
정상까지 3km의 업힐은 콘크리트 도로로 상태는 양호하지만
가파른 경사가 정상까지 이어진다.
페달질을 멈출 수가 없다. 꼬불꼬불 고갯길을 돌 때마다 급경사가 나타난다.
안장 앞으로 엉덩이를 밀며 고개를 오른다.
호흡은 가빠지고 허벅지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다
정상을 800m쯤 앞두고 눈이 보인다. 7부 능선쯤부터는 완전히 눈길이다.
타이어 자국을 선명하게 남기며 고개를 오른다.
다져지지 않은 눈 길가로 일정한 속도로 오르니 미끄러지지 않는다.
어느새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눈 쌓인 하얀 도로를 바라보며 오르기를 40분, 정상이 보인다.
전망대에 다다르니 자주 헛바퀴가 돈다.
등산객들의 수많은 발자국 때문에 눈이 다져져 있다. 전망대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지만 춥다.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겨울 산을 감상한다.
파란 하늘과 따뜻한 태양이 추위를 잊게 한다.
찬 기운이 감도는 전망대지만 정복했다는 만족감에 가슴이 뜨겁다.
 
축령산코스는 전망대를 지나 남쪽으로 도는 26km 순환코스와
행현리 마을 쪽으로 내려가다 좌측으로 잣나무 숲을 지나 마을로 내려가는 코스가 있다.
마을에서 아침고요수목원을 지나 임도를 다시 타는 코스도 추천 할만하다.
두 코스 모두 응달에 쌓여있는 눈 때문에 어렵다는 결정을 내린다.
모두 모인 후 축령산과 서리산이 나누어지는 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서리산이 왼쪽가슴이면 축령산은 오른쪽가슴인가? 그러면 천마산은 아랫도리?
축령산 동북쪽으로 8부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돈다.
실력 차이 때문에 선두와 후미가 벌어진다.
눈길이지만 달려 내려간다.
왜 이제야 이런 곳을 소개했냐고 질타하는 소리가 들린다.
동남 쪽 마지막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내려오는 다운힐은 축령산의 극치이다.
한 번에 내려오기 싫다.
몇 번을 쉬었다. 모두들 자연경관에 빠져들고 있다.
긴 다운힐을 하면서 속도감과 브레이크의 상관관계를 익힌다.
슬슬 겁이 없어진다. 다시 빨래판 도로가 나타난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빨래판처럼 홈을 파서 생긴 이름이다.
내리막도 빨래판, 이제 산은 자연이 아니다.
대부분의 임도는 관리하기 편하게 콘크리트 포장을 하여 산길의 맛이 덜하다.
 
빠른 속도감 때문에 추위를 잊는다.
불당골 신들에게 “비나이다”를 읊조리며 내려온다.
무사히 라이딩을 마치고 다시 불당골에 도착한다.
인근에서 토종닭, 오리 등 보양식을 먹고 가자는 의견을 수렴한다.
깔끔한 라이딩 후에는 뒤풀이가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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