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와 사진작가의 14,400km의 여정] 베를린(Berlin)6
이것은 현란한 아우성
처음에 붙인 놈이 제일 잘난 놈이다.
그걸 보고 옆에 놈이 따라서 붙였을 게고
세 번째부터는 너도나도 우르르 붙였을 게다.
술집 전단지인지, 공연 안내문인지, 사원모집 공고인지
의미없는 딱지인지 알 수 없으나
전봇대는 화려한 옷을 입었다.
그렇게
소리없는 아우성이 아니라
현란한 아우성이 되었고
붙인 사람의 바람과 상관없이
들여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란하되 쓸모없는 몸짓일 뿐이다.
탈 것은 진화한다
옛날에 프로이센 왕국의 빌헬름 폰 훔볼트가 세운 대학이라 하는데
황태자의 여름별장이었다는 설명도 있다.
처음엔 베를린대학(Universität zu Berlin)이었다가 프리드리히빌헬름대학(Friedrich-Wilhelms-Uiversität)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베를린훔볼트대학(Humboldt-Universität zu Berlin)이며, 운터덴린덴대학(Universität unter den Linden)으로 불리기도 한단다.
철학과가 유명한데 마르크스(대략 1836년 즈음), 헤겔, 아인슈타인, 그림형제(Jacob & Wilhelm Grimm) 등이 이 대학을 졸업했다고... 그러나 헤겔은 이 대학을 졸업한 것이 아니라 1818년에 철학 교수로 부임했다.
인터넷을 보면 멋진 교문이 있는데
지금은 없는 듯하다(어쩌면 반대편에 있을 수도).
회색 타일이 촘촘히 박힌 광장에 오래되고 육중한 시계탑이 있고
자전거를 탄 향도자를 따라
사내들이 전동바이크(?)를 타고 줄지어 어딘가로 가고 있다.
180년 전 마르크스는 이러한 풍경을 상상이나 했을까?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김호경
1997년 장편 <낯선 천국>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여러 편의 여행기를 비롯해 스크린 소설 <국제시장>, <명량>을 썼고, 2017년 장편 <삼남극장>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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