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픽사베이

평일 낮에 찾아간 아파트 인근 카페.

대부분 여성이고 일부 아기들이 있다. 대부분 미소를 띠고 있고 일부 이어폰을 꽂고 있는 이가 있다. 평온 그 자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여유 속에 내 몸을 맡겨버렸다. 쌓여 있는 일을 하려고 분잡스럽게 타자를 두드렸지만 이내 손가락 운동을 멈추었다.

그리고 관찰, 또 관찰.
알 수 없는 팝송이 흘러나온다. ‘fly away from here ♬’
영어를 하기에 부족한 귀를 타고 났지만 ‘날아간다’ 는 이상적 동사(verb)는 귀에 박힌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어디로부터 날아왔을까. 나는 앞으로 어디로 날아갈까.
몽상에 빠진 사이 옆 테이블에서 나누는 대화가 나를 유혹한다.

“잘가, 잘가~ 이모랑 잘살아”
“어서 엄마한테 안녕~ 인사해”

육아에 지친 엄마는 지인에게 아기를 맡기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작별인사까지 해버리는 장난까지. 이에 덩달아 이모는 아기를 안고 실제로 떠나는 시늉을 하며 자리를 일어선다. 아기의 얼굴은 멀뚱멀뚱.

엄마는 결혼 전으로 돌아갔고 이모는 미래로 날아갔다. 아기는 의문의 1패를 하고 고요히 눈을 감겠지. 이렇게 일상에 평온이 더해지고 우리의 삶은 정상의 소용돌이 속에 단단히 구속당한다.

평일 낮 카페에서 평온을 만났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중압감을 느꼈다.
fly away from here. 결국 우리는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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