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지난 연재에서는 해운대 바다와 모레조각과 음악이 어우러진 해운대모레축제에 대해 소개했었다.

이번 연재에서는 다대포 바다의 백사장과 갯벌, 낙조와 갈대, 그리고 설치미술 작품이 있는 다대포 바다미술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신재훈

1. 바다미술제

바다미술제는 1987년 88서울올림픽의 프레올림픽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미술축제다. 이 행사는 현대미술을 통해 바다를 예술적 공간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예술을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1996년까지는 매년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개최되었으며, 이후 부산비엔날레에 통합돼 개최되어 오다가 2011년부터 다시 독립된 미술제로서 매 홀수 해마다 열리고 있다. 처음 두 번은 송도해수욕장에서, 그리고 2015년, 2017년에 이어 올해까지 세 번은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린다.

내 생각으로는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것이 두 가지 이유에서 더 환영할 만 하다.

첫째는 이미 부산의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잡으며 대부분의 축제와 문화행사를 독점하고 있는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었던 서부산의 송도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에서 개최함으로써 문화혜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교통 및 접근성을 제외하고는 다대포해수욕장이 야외 미술제를 개최하는 장소로서 탁월한 환경 조건을 가졌다는 점이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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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대포해수욕장

다대포해수욕장은 낙동강 하구 최남단에 위치하며, 주변의 산과 바다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변에는 해안 절경지인 몰운대가 있고 다대포객사, 다대포패총, 을숙도,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 정운공순의비, 윤공단 등의 문화유적지와 관광명소들이 인접하고 있다.

다대포해수욕장은 주변에 다양한 문화유적지와 관광명소가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 동해 서해 남해 및 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지형이 지닌 모든 장점을 모아 놓은 해수욕장이다.

곱고 하얀 모레로 뒤덮인 넓은 백사장은 물론 태안반도의 꽃지해수욕장같은 서해안에서나 볼 수 있는 드넓은 갯벌, 그리고 선셋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해안 해변의 전형적인 모습처럼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소나무 군락이 잘 발달되어 있다. 또한 람사르 습지로 등재된 전라남도 순천만 만큼이나 멋진 갈대밭이 있다. 다대포해수욕장은 대한민국 동서남해안의 멋진 바다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최고의 장점들을 한꺼번에 다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부산의 해수욕장 중 거의 유일하게 제대로 된 선셋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모든 시간에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과 예술작품이 함께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면 해가 지기 1-2시간 전에 방문하여 센셋까지 머무르기를 추천한다.

선셋 무렵 역광으로 다대포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최고의 감동을 느끼는 방법이다. 또한 최고의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른 해수욕장에서 열리다가 이곳 다대포해수욕장으로 이전한 것은 정말 잘된 일이다.

Ⓒ신재훈

3. 2019년 다대포 바다미술제

2019년 바다미술제는 “상심의 바다“라는 주제로 세계 12개국 35명의 작품 21점이 전시 되었다. 서상호 전시감독은 이번 바다미술제의 취지와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돈 깁슨의 명곡 ‘Sea of heartbreak’는 떠나는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이 노래는 언뜻 상심과 절망의 어두운 바다를 그린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바다를 향해 마음껏 부르짖는 상심과 절망은 오히려 정화된 감정이 되고 비워졌던 마음은 눈앞에 펼쳐진 해변과 수평선까지 가득한 바다로 인해 다시 채워진다.
2019년 바다미술제는 ‘생태’와 ‘환경’ 그리고 재생을 통하여 더 나아가 ‘치유’가 공존하는 예술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참여자와 수용자 모두에게 생태와 환경을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축제를 만들고자 한다. 이와 함께 예술을 삶에서 떼어 특별한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삶과 다시 연결 짓는 계기도 마련될 것이다.
여러 사회문제 중에서 환경과 생태에 관한 각성은 다시금 바다미술제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예술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던 시민들을 끌어들이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동시대 예술이 각 개인의 삶을 자기성찰적으로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순기능으로 나타날 것이다. 
(중략)
이번 전시는 3가지 섹션으로 구성되며, 여러 사람과 함께 삶과 밀접한 쟁점에 관해 대화하고 소통하는 참여형 방식이 적용된다. 관람자가 전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1인 창작자가 아닌 콜렉티브 방식의 참여가 이번 행사에 더해진다. ]

“상심의 바다“ 라는 바다미술제의 주제에 어울리는 다양한 작품들이 다대포해수욕장 전역에 걸쳐 전시되어 있어 작품들이 설치된 다대포해수욕장 그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작품으로 여겨진다. 다대포해수욕장이 단순히 작품을 설치하기 위한 소극적 공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여 그 자체로 작품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는 얘기다.

직접 보거나 사진을 찍어보면 그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다대포해수욕장의 멋진 선셋을 보러 가건, 바다미술제를 보러 가건, 아니면 멋진 인생샷을 찍으러 가건 목적이 어느 것이라도 상관없다. 결국 누구나 처음 의도했던 목적 외에도 이러한 세가지 목적 모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위의 세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는 1석3조의 방법은 해지기 1-2시간 전에 미리 가서 선셋 무렵에 바다와 갯벌과 갈대밭과 예술작품을 즐기는 것이다. 인생샷은 그야말로 덤이다.

이 글의 덤으로 선셋 무렵 다대포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한 멋진 예술작품과 갯벌, 그리고 갈대밭을 찍은 사진을 첨부한다. 사진을 보고 꼭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 글을 쓴 보람이 있을 것 같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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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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