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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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수집>의 저자 이희은은 “혼자 하는 여행은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우선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과 결과는 나 혼자의 몫이다. 나의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도 없고 아쉬운 결과가 생겨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즉흥적인 결정을 내리기에 부담이 없다. 괜찮아 보여서 들어간 식당의 음식이 생각보다 별로여도 여길 가자고 우긴 사람을 원망할 필요도, 눈치 볼 필요도 없다. 책임의 무게가 가벼운 유연한 여행인 셈이다.”
- 이희은, 《교토 수집》 中

여행뿐 아니라 영화, 식사까지.
차례대로 혼행, 혼영, 혼밥으로 줄여서 말하고 하는 것들의 공통된 이점이 아닐까.

저자는 이어 ‘시간의 활용도’ 측면에서도 혼행의 우월성을 언급한다.

“동행자를 기다리는 시간, 별로인 것을 견디는 시간, 사소한 갈등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없으니 여행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일행과 함께였다면 주어진 시간을 적절히 나누어 써야 평화로운 여행이 가능할 테지만 혼자서는 그 시간을 꽉꽉 채워 나만을 위해 쓸 수가 있다는 말이다.“
- 이희은, 《교토 수집》 中

‘시간을 꽉꽉 채워 나만을 위해 쓸 수가 있다’는 말이 가슴을 울린다. 나를 위한 꽉꽉 찬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금 당장 혼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여행의 글쓰기’에 대해서도 말한다.

“글쓰기는 생각보다 효과가 좋은 명상법이었다. 여행 초반에 가라앉아 있던 기분이 글을 쓰면서 조금씩 환기됐고 숙소에서의 저녁 글쓰기로 긴장을 내려놓았다.”
- 이희은, 《교토 수집》 中

사실 여행의 글쓰기 역시 혼자 하는 여행과 긴밀히 연결된다.
혼자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눈앞의 것들과 마주하기에. 생각했던 것, 봤던 것, 들었던 것을 찬찬히 적어보는 것이다.

혼행, 글쓰기.

11월에 너무도 필요한 두 가지다.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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