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전편에서 다대포 바다미술제에 대해 소개했었다. 이번 연재에서는 을숙도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을숙도와 바로 인근에 위치한 다대포해수욕장을 가장 효율적인 일정과 동선으로 볼 수 있는 방법까지도 소개할 예정이다.

그 방법은 오전 오후 시간을 을숙도에서 여유 있게 보내고 해지기 1-2시간전쯤부터 다대포해수욕장으로 가서 선셋을 즐기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방법은 시간이 별로 없는 관광객, 특히 해운대쪽에 숙소를 잡고 있는 전형적인 관광객을 위한 약식 코스다.

바다미술제가 열리는 다대포해수욕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오후 반나절과 선셋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멀리까지 가는 길에 가까이에 있는 을숙도를 거쳐가는 것이 더 많은 명소를 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인 것 같아 추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을숙도가 잠시 거처 가는 덤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을숙도 자체만으로도 완전한 하루의 생태관광과 문화활동을 위한 완벽한 코스다.

게다가 을숙도에는 생태공원, 철새도래지는 물론 을숙도문화회관, 부산현대미술관이 있어 자연과 문화 모두를 체험할 수 있는, 어쩌면 이번 글의 주제인 문화활동과도 잘 어울리는 곳이다.

또한 핑크뮬리가 한창인 10월 말에는 을숙도와 을숙도문화회관 일원에서 사하예술제가 열린다.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문화축제인 것이다.

그래서 시간 여유가 있다면 각각을 하루씩 여유 있게 나눠 오전 오후 선셋을 모두 함께 즐기기 바란다. 철새들과 갈대와 억새가 어우러진 을숙도의 선셋 또한 다대포해수욕장만큼이나 예술이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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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을숙도 철새공원, 생태공원, 그리고 핑크뮬리 

을숙도는 낙동강과 남해가 들고 나는 낙동강 끝자락에 자리한 하중도(河中島)이다.
을숙도(乙淑島)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새와 인연이 깊은 섬이다. 새들이 서식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을숙도는 사람들보다 철새들에게 더 친숙하고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이유로 을숙도 하면 새가 먼저 떠오른다.

을숙도공원의 낙동강하류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호)는 이용, 교육, 완충, 보전의 4개 지구로 나누어 보전을 중심으로 관리되는 을숙도 철새공원과 자연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을숙도 생태공원으로 크게 나뉜다.

워낙 넓은 지역이라서 전체를 다 보겠다는 욕심을 부리다가는 몸살 날 수가 있다.

여기서 추천하는 코스는 저질 체력의 와이프와 함께 둘러봤던 난이도 최하의 기본 코스이니 개인의 체력에 맞춰 난이도를 조절하기 바란다.

첫 번째 코스는 낙동강하구 에코센터다. 을숙도탐방안내소와 주차장 사이에 있다.

을숙도 철새공원의 초입에 있어 이곳을 관람한 후 두 번째 코스인 전동카트를 타면 된다.

이곳 에코센터는 한마디로 우리가 둘러볼 을숙도 철새공원과 생태공원의 모든 것을 미리 보고 학습할 수 있는 전시관, 박물관, 도서관을 하나로 합쳐 놓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전시물과 자료들로 어린이 자연학습에 매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매번 갈 때 마다 부산지역 유치원생들로 붐빈다.

이곳의 백미는 철새공원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다.
전망도 좋지만 구성 자체가 독특하고 아이디어가 넘친다. 많이 신경 쓴 티가 난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두 번째 코스는 햇볕이 강한 낮 시간 동안 실내인 낙동강에코센터를 관람한 후 전동카트를 타고 편하게 철새공원을 돌아보는 것이다.

을숙도탐방안내소 앞에서 출발한다. 카트를 운전하는 기사님이 안내도 함께 해주는데 유익하고, 게다가 재미있다. 혼자 걸어 다녔다면 알지 못했을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된다.

철새공원은 제법 넓기 때문에 걸어서 도는 것 보다는 전동카트 타는 것을 추천한다.
을숙도의 나머지 명소도 보려면 시간과 체력 모두를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 중간쯤 쓰레기매립장 생태복원지에 위치한 낙동강 하구 탐방체험장(작은도서관)은 낙동강 하구의 갈대와 철새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선셋 무렵에 가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 이기도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동카트를 타고 가는 경우 머무르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곳만 따로 와도 좋을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

세 번째 코스는 피크닉광장에 있는 핑크뮬리다. 핑크라는 독특한 색상으로 인해 최근 인기가 높아지자 많은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핑크뮬리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핑크뮬리는 핑크색을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가을이면 핑크뮬리를 보러 오는 여성들, 가족들, 커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사실 핑크뮬리를 보러 온다기 보다는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러 오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특이하고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목숨 건 사람들처럼 매너는 물론 양심까지도 던져 버린 것 같은 모습들이 자주 눈에 띤다. 좋은 장소를 독점한다거나 남들에게 불편을 끼친다거나 출입금지 푯말 안으로 들어간다거나 …

솔직이 말해서 핑크뮬리는 보는 것도 좋지만 사진을 찍었을 때가 더 예쁘다.

멋진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그들의 이기적인 행동이 용인될 수는 없다.

멋진 자연을 보러 왔으면 부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함께 배우기 바란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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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산현대미술관

앞에서 소개한 철새공원, 생태공원, 핑크뮬리가 우리에게 힐링과 위안을 주는 자연이라면, 부산현대미술관은 이번 주제와 연관이 깊은 문화와 관련한 장소이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을숙도 생태공원 바로 옆에 있다. 건물 외벽에 식물이 자라고 있는 매우 독특한 외관을 지녔다.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독특한 < 랜덤 인터내셔널: 아웃 오브 컨트롤 > 이라는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랜덤 인터내셔널(Random International)은 런던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다. 점차 기계화 되어가는 세계에서 인간의 상태를 탐구하는 랜덤 인터내셔널은 의식, 인식 및 본능의 다중적 정의를 작품을 통해 실험한다. 이번 아웃 오브 컨트롤전은 국내 최초로 “ 레인 룸 “ 을 선보인다. 사실 내가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이유도 바로 레인 룸을 보기 위함이었다.

레인 룸은 천장에서 비가 내리는 100평방미터의 인위적 공간이다. 레인 룸 안으로 들어서면 관람객들은 폭우가 내리는 환경에 노출됨과 동시에 그 비로부터 보호받는다.

사람이 있는 공간은 특별한 센서의 작동으로 인해 비가 내리지 않는다.

비는 내리지만 비를 맞지는 않는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의 감각으로는 존재하지만 나에게 물리적 영향(비에 젓는)을 주지는 못하는 한마디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비인 것이다.

세차게 떨어지는 물소리와 어둠 속에서 빛나는 한줄기 빛이 드러내는 빗방울이 비의 존재감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이곳에서 찍는 사진은 말 그대로 예술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백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
사진으로 느낌까지는 아니어도 개념은 대충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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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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