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와 사진작가의 14,400km의 여정] 에필로그

언젠가는 살아서 만나리.......

21일이었던가?
혹은 하루였던가?
길고 긴 시베리아대륙횡단열차 여행이 드디어 끝났다.

여행은 낯선 나를 찾아 떠나는 험로이며,
먼 길을 돌고 돌아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에 공감하고
그 속에서 잊혀진 나를 발견하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모스크바 역이었던가?
광장 한 모퉁이에 세워져 있는 생생하면서도 가슴 시린 동상.
전장으로 떠나는 병사와 그를 보내는 여인...
서로를 애절히 바라보는 눈에서 사랑의 불꽃이 튄다.

이 병사가 무사히 돌아왔는지
아니면 어느 참호에서 처참하게 산화했는지는
아쉽게도 알지 못한다.
단지,
무사히 여인에게 돌아왔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사랑을 영원히 이어갔기를 바랄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은 돈도 아니요, 권력도 아니요, 명예도 아니요, 어떤 의미에서는 행복도 아니다.
살아있음이 가장 중요하다. 살아있기만 한다면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대여, 세상을 살아라! 온힘을 다해 정열적으로!

“나는 아무래도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의 여행하는 사람, 한 개의 편로(遍路)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당신들인들 그 이상이겠는가.” - 괴테

기타를 연주하는 김만영. 그가 들려주는 노래는 ‘러브 스토리’와 ‘아리랑’. 어떤 노래이든 여행객을 즐겁게 해준다.  Ⓒ김인철
플루트를 연주하는 유선이 창신대 교수Ⓒ김인철
달 앞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대원. 낯선 땅에서 한국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김인철
달을 끌고 가는 멋진 남자는 허강 중부대 교수. 그가 만든 달은 러시아, 폴란드, 독일에서 한껏 빛을 발했다. Ⓒ김인철
옛노래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떠올리게 하는 동상. 전장터로 병사를 떠나보내는 여인의 눈동자가 절실하다. Ⓒ김인철
Ⓒ김인철
Ⓒ김인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3) 씨와 영화배우 윤정희(75) 씨 부부. 2015년 7월 31일 독일 통일의 상징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앞 야외무대에서 열린 ‘유라시아 친선특급’ 폐막 음악회의 리허설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윤 씨가 10년쯤 전부터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김인철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김호경

1997년 장편 <낯선 천국>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여러 편의 여행기를 비롯해 스크린 소설 <국제시장>, <명량>을 썼고, 2017년 장편 <삼남극장>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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