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장 측 이 씨 역할 부정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대의원 조합장들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24대 회장 선거를 올바르게 치르자고 결의했다. 김병원 회장은 23대 회장 선거에서 위탁선거법을 어긴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은 대법원 계류 중이다ⓒ농협중앙회

※ 2016년 1월 치러진 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관련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형사재판(이하 농협 재판)이 대법원 계류 중이다. 이 재판은 한창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이젠 여론이 주목하지 않는다. 김병원 회장이 항소심에서 벌금 90만원형을 받아 당선 무효를 피한 데다 24대 회장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와서다. 하지만 농협 재판은 다시 살펴볼 의미가 있다. 일부 쟁점은 선거전에서 사람만 바뀐 채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피니언타임스이 농협 재판을 복기해봤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농협 재판에서 이례적인 증인이 있었다. 김병원 회장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전직 경찰 이 모 씨다. 그는 김병원 회장을 감싼 다른 증인들과 달랐다.

이 씨에 따르면 그는 2015년 5월 서울올림픽파크텔 한정식집에서 김병원 회장과 만났다. 아울러 그는 김병원 회장의 지원 요청을 받고 전국 대의원 조합장을 접촉했다. 문자로 상세한 보고도 했다.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고 인정한 셈이다.

지난해 9월 항소심 6차 공판 때 이 씨는 법정에 모습을 보였다. 배경수 원주판부농협 조합장, 이재덕 전 여주축협조합장(지난 3월 낙선), 최순태 전 횡성공근농협 조합장(지난 3월 낙선)도 나왔다.

공판은 이 씨와 조합장들 간 진실게임으로 진행됐다. 이 씨는 조합장들을 만나 김병원 회장 지지를 부탁했다고 했다. 조합장들은 이 씨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배경수 조합장은 이 씨를 모르며 안 만났다고 했다. 이 씨는 배경수 조합장을 두 차례 만났고 김병원 회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고 했다. 그는 지지 의사를 직접 듣진 못했지만 배경수 조합장이 김병원 회장 쪽으로 반쯤 기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배경수 조합장은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다.

이재덕, 최순태 전 조합장은 이 씨와 만난 적은 있다고 했다. 다만 두 사람은 이 씨 영향을 받아 김병원 회장을 택한 게 아니라고 했다. 김병원 회장이 농협중앙회장에 적합하다고 스스로 판단해 지지했다는 얘기다.

김병원 회장 측은 이 씨의 증언 대부분이 왜곡,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김병원 회장 변호인은 지난 7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씨는 농협 사람이 아니고 조합장들과 별다른 친분도 없다. 김병원 회장이 이 씨와 공모하지도 않았다”며 “그는 자기 역할을 부풀려 이득을 취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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