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 26]

[오피니언타임스=김대복] 나이가 들면 서럽다. 체력도, 지위도, 경제력도 내리막길이기 때문이다. 더 서글픈 것은 입과 몸에서 냄새가 솔솔 피어오른다는 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어린 손녀가, 손자가 스킨십을 머뭇거릴 때도 있다. 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나는 퀴퀴한 노인 냄새 때문일 수 있다. 노인 냄새는 나이(齡)가 더해진(加) 냄새(臭)라는 의미로 가령취(加齡臭)라고 표현한다.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러나 관리를 잘하면 노인도 냄새를 크게 의식하지 않을 수 있다. 노인 냄새를 없애는 3대 원칙은 샤워, 의복세탁, 운동이다. 또 금주 금연과 녹황색 음식 섭취도 권장사항이다.

노인의 일반적 기준은 65세다.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등의 혜택을 받는 시기다. 그러나 냄새 측면에서 노인은 20년 정도 내려온다. 40대를 노인으로 부르는 게 맞다. 사람은 나이별로 다른 향이 난다. 유아에게는 젖비린내가 나고, 나이 든 사람에게는 향기롭지 않은 냄새가 난다.

Ⓒ픽사베이

나이가 들면 젊을 때와는 다른 체취가 풍기는 것은 노넨알데하이드과 이길초산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피지의 지방산이 산화되면서 만들어지는 노넨알데하이드는 털이 있는 모공에 침착되면서 달갑지 않은 냄새를 풍기게 한다. 불포화 알데히드의 일종으로 무색인 노넨알데하이드는 메밀이나 묵은 맥주의 냄새와 구성 성분이 같다. 인체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40대부터 많아진다. 이 물질은 노화 외에 스트레스, 질병 등으로도 분비된다.

30대까지는 보이지 않는 이 물질은 지방산의 산화 분해 과정에서 등과 가슴 등에서 집중적으로 생성된다. 40대에 시작돼 50대에는 생성이 일반화된다. 따라서 냄새 측면에서 본 노인은 40대 또는 50대를 기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나이 들수록 땀샘의 역할이 둔해진다. 이로 인해 배출이 안 된 몸의 독소와 노넨알데하이드가 결합해 막힌 피부 모공에는 유해균 서식지가 된다.

노인 냄새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은 크게 10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 운동이다. 하루 30분 이상의 걷기 생활화 등 지속적인 운동은 몸의 노폐물 배설에 효과적이다. 신진대사도 원활해져 냄새 외에도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아진다.

둘, 샤워다. 목욕은 하루나 이틀에 한번 꼴로 하는 게 좋다. 자주 씻는 게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노넨알디하이드가 주로 땀샘을 통해서 배출되기 때문이다. 샤워가 쉽지 않으면 물수건으로 겨드랑이, 발, 가슴, 사타구니 등을 닦는 것도 방법이다.

셋, 물 섭취다. 물은 수시로 마시는 게 좋다. 물로 몸을 닦으면 피부가 청결해지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몸의 독소와 이 물질 배출이 원활해진다. 물의 권장 음용량은 하루 1000ml 이상이다. 또 가습기 등으로 방안의 습도를 유지해 입안을 촉촉하게 해주는 것도 포인트다.

넷, 실내공기 환기도 필요하다. 호흡 때 나온 냄새 유발 물질이 실내에 달라붙을 수도 있다. 수시로 환기하면 냄새 제거와 함께 실내 미세먼지 감소 효과도 있다. 같은 이유로 의복과 이불 등에도 냄새가 배일 수 있다. 자주 옷을 갈아입고 세탁하는 게 좋다.

다섯, 섭생도 냄새와 연관이 있다.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고 육류는 줄이는 게 권장사항이다. 과일과 도정이 덜 된 곡물과 채소 등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섯, 술과·담배도 냄새 원인이다. 술을 마시면 분해산물이 혈액을 따라 순환하다가 코와 입을 통해 배출된다. 이 때 악취가 풍긴다. 담배는 입으로 뿜는 연기와 함께 냄새가 피어난다. 또 담배를 필 때 손과 의복에 묻은 니코친 냄새가 주위를 곤혹스럽게 할 수 있다.

일곱, 구강건조 관리다. 노인은 침의 생성이 잘 안 되는 구강 건조증도 많다. 타액은 음식 소화, 입안 청결의 필수 요소다. 구강 건조는 입안의 감염을 유발해 구취의 원인이 된다.

여러 약을 복용하는 노인은 입안이 마를 확률이 더 높다. 알레르기를 다스리는 항히스타민제와 우울과 불안, 고혈압, 천식 약 등 많은 약은 입안을 마르게 한다. 또 신체기능 저하는 침의 생성을 어렵게 한다. 노인에게 많은 틀니의 관리소홀, 치주질환, 위장질환도 구취를 악화시킨다. 구강건조증은 대개 인후통, 입냄새를 수반한다.

노인성 냄새와 다르게 30대 이하의 구취는 구강위생, 이비인후과 질환, 신장과 위장의 기능저하, 간의 문제 등으로 발생한다.

한의학에서는 노인의 냄새 치료 한 방법으로 신장에 양의 기운을 보강한다. 노인은 내분비 조절 기능을 비롯한 신체 전반의 기능이 떨어진다. 특히 신장의 기능이 부족하면 노폐물 배출이 더 어렵다. 이 점을 감안해 신양허 보완 처방을 한다. 또 노인성 구취는 타액을 활성화 시키는 방법을 쓴다. 입냄새 주범인 타액 분비 저하는 신장의 기능을 보강하면 많이 좋아진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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