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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은퇴생활 21] 예술을 산책하다 “야외 조각공원“
신재훈 슬기로운 은퇴생활연구소장 | 승인 2019.12.03 12:17

[논객닷컴=신재훈] 지난 몇 번의 연재를 통해 일상에서 문화활동을 손쉽게 접하는 방법의 하나로 지역 문화축제 참관을 제안하며 부산의 대표적인 문화축제와 특별한 음식축제도 소개했다.

이번 글에서는 전시 기간이 정해진 문화축제와는 달리 1년 365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야외 조각공원에 대해 소개할까 한다.

쉽게 얘기해서 앞서 소개한 해운대모래축제, 다대포 바다미술제와 같이 특정 기간 동안 개최되는 야외 조각축제가 기간 제한 없이 상설화된 것이 바로 야외 조각공원이라고 보면 된다.

공원 자체만으로도 푸른 숲이 있어 우리에게 힐링을 주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공원들은 부지가 넓어 한 바퀴 도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운동 효과가 있다.

이 두 가지 효과만으로도 육체의 건강과 정서적 안정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야외 조각공원은 이러한 두 가지 장점에 한 가지를 더했다.
다름아닌 예술작품을 통해 감각과 감성을 자극하고 문화적 소양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물론 실내 전시관에 비해 야외 조각공원이 가지는 한계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야외 조각공원은 그러한 한계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커다란 매력과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연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각 작품이 놓여진 장소, 배경인 자연이 작품의 일부분이자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 점이다.

Ⓒ신재훈
Ⓒ신재훈

야외 조각공원의 작품들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그리고 날씨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5월의 푸른 잔디를 배경으로 산뜻하게 보이던 작품이 가을의 낙엽을 배경으로는 쓸쓸하게, 한겨울 흰 눈이 쌓인 속에서는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또한 아침 안개 속에 부끄러운 듯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작품들을 볼 때, 정오의 강렬한 햇살 속에 지친 듯 무표정한 표정의 조각들을 볼 때, 선셋 무렵 화려하게 지는 해와 경쟁이라도 하듯 온갖 자태를 뽐내는 조각들을 볼 때, 은은한 조명 아래 어둠과 밝음의 두 가지 요소만으로 강렬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때,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작품이 과연 전에 본 그것과 똑 같은 작품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실로 천의 얼굴을 지녔다.

같은 작품이지만 볼 때 마다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마치 만날 때 마다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설레게 했던 첫 사랑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Every day new face“라는 모 화장품 광고 카피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이렇듯 자연과 서로 어울려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모습은 오직 그 순간과 상황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따라서 하나의 조각이지만 수십 수백의 또 다른 모습으로, 아니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매 순간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야외 조각공원의 작품들은 죽은 나무, 쇠, 돌덩이가 아니라 자연환경에 맞춰 스스로 변신하는 살아있는 생명체인 것이다.

Ⓒ신재훈
Ⓒ신재훈

반면 실내 전시관의 작품들은 전시 위치, 조명 등 전시 환경이 거의 변화 없이 일정하다.
따라서 우리가 어느 때 가더라도 항상 같은 모습만을 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나는 답답한 실내 전시관 보다는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는 야외 조각공원을 선호한다.

조각공원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하나는 조각 자체가 주인공인 공원이다. 계획단계부터 목적이 명확한 시설인 것이다. 조각 작품을 야외에 전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작품의 수와 규모가 커지면서 제법 넓은 공간을 차지하게 되고 공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넓이가 된 것이다.

수학의 부등호로 표현하면 이렇다. “조각 > 공원“

또 다른 하나는 대규모 공원 조성계획이 먼저 수립된 후 그 공원의 일정 공간을 채우기 위한 해법으로 문화, 예술 분야의 장르 중 반영구적, 입체적 장점을 가진 조각 작품들이 선택된 것이다. 그래서 대규모 공원 안에 야외 조각공원이라는 이름으로 한편을 차지하게 된다.

수학의 부등호로 표현하면 이렇다. “조각 < 공원“

이러한 차이로 인해 전자의 경우 전체 공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조각이 메인이 되고, 많은 경우 사기업 또는 개인이 운영한다. 따라서 입장료가 있다.

한편 후자의 경우 대부분 전체 공원 규모가 방대하고 다른 많은 시설들과 함께 조성되어 있고 대부분의 경우 국가와 지자체 등에서 조성하고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입장료가 없다. 시민들을 위한 일종의 공공 문화서비스인 셈이다.

내가 소개하려는 곳이 바로 후자처럼 입장료가 없고, 자연 속을 산책하고, 조각 작품도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복합 문화서비스공간으로서의 야외 조각공원(Public Sculpture Park) 이다.

Ⓒ신재훈
Ⓒ신재훈

1. 을숙도 조각공원 

을숙도 조각공원은 2004년 부산 비엔날레 “ 부산 조각 프로젝트 사업 “과 연계하여 조성되었다.

을숙도 조각공원의 잔디광장에는 제독 작가 김동연의 [성스러운 도시]등 11점이, 연못 공원에는 김종구작가의 브론즈 작품 [석굴암은 잘 있다]등 5점이, 문화회관 광장에는 독일의 개념 조각 거장 헤리베르트 아나틀(Heribert Brinkmann Anatol)의 [집]등 4점이 설치되어 있다.

지난 연재에서 소개한 것처럼 을숙도는 철새공원, 생태공원, 부산현대미술관, 을숙도 문화회관 등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최고의 명소이다. 게다가 세계적인 작가들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천혜의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뤄 야외 조각공원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을숙도 조각공원 하나만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는 을숙도 조각공원이 단독으로 방문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을숙도 조각공원과 함께 다른 볼 것들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을숙도는 일년 사계절 어느 때 방문 하더라도 자연과 인공의 멋진 것들로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특히 핑크뮬리가 피는 10월과 철새들을 볼 수 있는 11, 12월은 꼭 한번 방문하기 바란다.

최고의 자연 경관과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최고의 을숙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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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슬기로운 은퇴생활연구소장  news34567@nonga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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