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픽사베이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김동식. 김민섭이 찾아낸 보물 같은 작가.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그들에게 있어 문화란 하등 쓸모없는 것이었다.”
- 김동식, <회색 인간> 中

문화도 교육도 ‘경제적 가치’로 치환되는 시대다.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우리 사회.

“사람들은 모두 마치, 회색이 된 듯했다.
그것이 흩날리는 돌가루 때문인지, 암울한 현실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무표정한 회색 얼굴로 하루하루를 억지로 살아가고 있었다.”
- 김동식, <회색 인간> 中

우리가 매일 접하는 ‘무표정한 회색 얼굴’.
지하철에서,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속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회색 얼굴이 걸어가고, 회색 얼굴과 살아간다.

누군가의 눈에는 나 또한 (그리고 여러분도) ‘하루하루를 억지로 살아가고 있다'고 보이지 않을까.

“이곳에서는 누구도 서로를 돌봐주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자에게 빵을 나누지 않았다. 쓰러지면 그걸로 끝이었다.
지상에서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든,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든, 소설을 쓰던 사람이든, 이곳에서 예술은 필요가 없었다.”
- 김동식, <회색 인간> 中

우리는 다른가? 쓰러진 사람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가?
사회가 그런 제도를 튼실하게 마련하지 못했다면, 적어도 우리는 실패한 주변 사람에게, 좌절한 이웃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고 있는가?

“지칠 대로 지친 이곳의 회색 인간들에겐 땅을 팔 수 있는 회색 몸뚱이만이 가진 전부였고, 남들도 다 그래야만 했다.”
- 김동식, <회색 인간> 中

노래, 그림, 소설…

너무도 치열하게 ‘쓸모’를 따지게 된 세상.

누가 회색 인간인가.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