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례적 인사란 관측

쿠팡의 택배직원=쿠팡

[오피니언타임스=박종국기자]쿠팡이 재무와 회계담당자를 외국인으로 물갈이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쿠팡은 알베르토 포나로(Alberto Fornaro) 신임 최고재무관리자(CFO, Chief Finance Officer)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쿠팡에 따르면 알베르토 포나로는 직전 GT PLC(International Game Technology)의 CFO와 피아트 그룹(Fiat Group), 페루자 저축은행(Cassa Di Risparmio Di Perugia) 등을 거쳤다.

또 지난 10월에는 나이키의 외부 회계 감사를 했던 마이클 파커(Michael Parker)를 최고회계책임자(CAO, Chief Accounting Officer)로 영입한데 이어, 경제학자이자 금융 전문가인 케빈 워시 전(前)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가 쿠팡의 새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국내 물류기업인 쿠팡이 이처럼 재무·회계를 모두 외국인으로 교체한 것은 해외자금 조달을 위한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투자사 관계자는 “ 쿠팡의 재무구조를 봐서는 자본유치를 위한 조치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쿠팡측은 송경찬 CFO가 2011년부터 재무담당을 오래 해왔고 본인도 쉬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또 신임 알베르토 포나로 CFO가 재무업무 외에 전략기획 업무 등도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손정의 등 쿠팡에 투자한 대형 투자자들이 쿠팡의 재무상태를 직접 들여다 보기 위한 조치란 분석도 있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 재무와 회계의 최고담당자가 동시에 외국인으로 교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일이다”라며 “ 쿠팡에 투자사를 대신해 전반적인 회사재무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겠느냐?”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비상장 회사인 쿠팡은 2011년 매버릭캐피탈 알토스벤처스 2000만달러(약 226억원), 2014년 세콰이어 캐피탈 1억달러(약 1131억원), 블랙록 3억달러(약 3394억원), 2015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10억달러(약 1조 1313억원), 2018년 블랙록,피델리티,월링턴 등 2억3000만달러(약 2602억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0억달러( 약 2조2600억원)의 자금을 투자 받았다.

쿠팡은 2106년 5603억원, 2017년 6713억원, 2018년 1조 1159억원의 당기 총 포괄손실을 냈다. 올해 역시 손실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투자금 소진 시기가 다가오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또 롯데,신세계 등의 대형 물류사와 G마켓 등의 인터넷 물류업체와의 치열한 경쟁구조로 당분간 흑자를 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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