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골프와 인생]

[오피니언타임스=김수인] 해마다 이맘때쯤 되면 늘 생각이 납니다.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르지?”. ‘눈깜짝할 새’라든지 ‘일촌광음(一寸光陰)’이란 표현은 과장된 것이지만 하여간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같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한해를 보내며 또 새해를 맞이하며 다들 만감이 교차하시겠죠? 좋은 일, 기쁜 일도 있었지만 아쉬웠던 일, 안타까웠던 일들이 먼저 떠오르는건 무슨 연유일까요. 사람이기 때문이죠. 후회없는 삶은 없는 탓입니다.

1920년생으로 ‘100세 인생’을 코앞에 둔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철학과)는 “삶의 목적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삶은 나는 싫다”며 개인주의, 나아가 이기적으로 사는 이들도 있지만 남을 배려하고 늘 감사를 표시하며 사는 게 행복의 원천이라는 건 동서고금을 통해 다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동귀 교수(연세대 심리학과)는 ‘감사일기’를 쓰길 주위에 권유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지난 한주동안 감사했던 일을 규칙적으로 쓰면 삶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지고 미래를 낙관하게 된답니다. 감사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잊기 때문이죠.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동시에 화를 내는 사람은 없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픽사베이

필자는 10여년전부터 라운드후 반드시 ‘골프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일기엔 날짜와 티업시간, 동반자, 전-후반 기록과 버디수, 라운드 후기가 간략하게 쓰여 있습니다. 이걸 나중에 읽어보면 라운드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르며 잠시 즐거움에 젖게 됩니다.

또 연말이 되면 지인들에게 ‘골프 연하장’을 보내는데 연하장 대상자는 골프 일기를 다시 읽으며 정합니다. △나를 특별히 초청해준 이 △79안팎의 기분좋은 기록을 낼때 격려하고 도와준 이 △집까지 와서 픽업하고 라운드후 다시 집까지 데려다준 ‘도어 투 도어’서비스를 해준 이 △긴박하게 부킹 부탁을 했는데도 흔쾌히 들어준 이 등등 10명이 채 안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연하장을 보내는 겁니다.
이중 가장 고마운 이에게는 점심이나 저녁을 대접하기도 합니다.

요즘 연하장 보내는 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고마움을 표시하더라도 문자나 카톡으로 ‘이모티콘’을 넣어 간단히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SNS가 대세이긴 하지만 정성을 가득 담은 연하장을 직접 보내면 받는 이는 ‘감동 백배’입니다.

뭘 바래서는 아니지만, 이처럼 연하장을 보내면 내년 시즌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태도는 훨씬 더 친절하고 상냥해집니다.

연하장 보낼때 유의사항은 반드시 자필로 인사말을 속지에 적어야 한다는 겁니다. 어떤 이는 인사말없이 사인만 해서 보내기도 하는데, 이건 안 보내느니만 못합니다. 무성의한 연하장을 받고 약간 불쾌한 감정을 받은 경우, 저만의 경험이 아니겠죠?

어차피 보내는 거라면 정성을 담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12월에 접어들고 벌써 며칠이 지났으니 연하장을 보낼 타이밍입니다. 물론 골프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분들에게 보내면 더욱 좋죠. 

김수인

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과 PRN 부사장, KT 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전무)을 역임했다. 현재 스타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매주 연재하고 있으며 ‘김수인의 파워골프’등 4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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