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입퇴원 때 입장 밝혀… “롯데 흔들기” 지적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0일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퇴원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사진은 신동주 전 부회장ⓒ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곁을 지키며 재기를 노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3시경 신격호 명예회장의 퇴원을 기자들에게 알렸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달 26일 탈수 증세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양측이 전한 내용은 비슷했으나 뉘앙스는 달랐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거소(임시 거주지)로 돌아간다”며 “신격호 명예회장의 상태가 다소 회복돼 후견인 사단법인 선이 병원과 협의 후 퇴원을 결정했다”고 했다. 사단법인 선은 2013년 법무법인 원이 공익 활동 목적으로 만든 단체다.

법원은 2016년 사단법인 선을 신격호 명예회장 후견인으로 선임했다. 후견인(guardian)은 다른 사람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할 법적 권한을 지닌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다 질병과 노령으로 신격호 명예회장의 사무 처리 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객관적 후견인이 필요하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사단법인 선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신격호 명예회장은) 주치의 소견에 따라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며 “걱정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 저는 장남으로서 의료진과 상의해 아버지 건강을 더 신경 쓰겠다”고 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큰아들이 자신임을 새삼 강조한 것이다.

지난달 26일 신격호 명예회장이 입원했을 때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기자들에게 입장을 전했다. 그는 “병원 이동 중이다. 아버지 곁을 지키겠다”며 “신격호 명예회장은 아산병원에서 몇 가지 검사를 받고 있다. 입원 필요성을 살피는 일반적 절차”라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그는 “아버지가 식사하기 어려울 때 효과적인 영양 섭취를 할 수 있도록 케모포트 시술을 했다”고 했다. 케모포트는 약물 주입, 수혈, 채혈을 위해 환자 몸에 삽입된 중심정맥관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동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각종 법적 분쟁과 주주총회에서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패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명예회장 이슈로 경영 복귀를 시도하는 것 같다”며 “롯데그룹의 안정을 해치는 언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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