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전원일기]

[오피니언타임스]

이 겨울에 뭔 텃밭 얘기냐구요?

몇해 전 혹한으로 아파트 베란다 수도관들이 대거 동파했던 사태, 기억하시죠? 세탁기 물마저 빠지질 않아 집안이 온통 물바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참에 설비사장님들 눈코 뜰새없이 바빴고 수입도 짭짤했습니다만... 여하간 동장군 위세는 그렇게 위력적입니다.

아파트는 대체로 보온이 잘 돼있는 편이라 겨울철에 크게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텃밭이나 단독주택 수도는 불여튼튼~ 관리 잘 해야 합니다.

텃밭 지하수라면 지금이라도 모터 물을 빼주는 게 좋습니다. 전원이든 도시든 단독주택에 사는 분들은 수도계량기나 수도관 동파가 생기지 않게 단단히 해놔야 덜 고생합니다. 일단 터지면 돈도 돈이지만, 그 불편 이루 말할 수 없죠. 세면 못하고 출근하는 일 정도야 감수한다 쳐도 자칫 보일러 고장같은 연쇄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험칙상 중부지방은 영하 10도 내외 강추위가 2~3일 지속되면 상하수도관이 얼기 시작하고 계량기 동파사고가 잇따릅니다.

동이도 월동준비 하느라 했는데 텃밭 지하수 모터가 동파하는 바람에 고생했습니다. 모터 공간에 헌옷들을 구겨넣었지만 이례적 강추위엔 당해내지 못하더군요. 자동모터 내부의 물이 얼어 팽창하면서 주물로 된 모터몸체가 쪼개졌습니다.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습니다. 손바닥만한 텃밭농사에...

당해 보면 자책과 한숨만 나오게 돼있습니다.

그 사고 뒤 주위에서 "열선을 감으면 괜찮다" 해서 동파방지 열선도 감아봤습니다. 그러나 열선도 비규격품을 썼던 지 모터공간에 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열선은 효과적이지만 감은 부위에만 보온효과가 나타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즈음 겨울철 앞두고는 아예 모터의 물을 빼버리고 있습니다.

시중에 판매 중인 핫팩@동이

그렇지만 물을 매일 써야 하는 주택은 물을 빼놓을 수도 없는 노릇. 수도 계량기 주변을 열선으로 감아놓거나 계량기 빈 공간에 헌옷 등을 구겨넣는 '전통 방식'들을 많이 쓰지만 개인적으론 요즘 핫팩을 사용합니다.

평상시엔 계량기 주위에 단열재나 헌옷을 넣어두되 혹한예보가 떨어지면 계량기 공간에 핫팩을 넣어주는 겁니다. 요즘 핫팩 값 저렴하고 15시간 내외나 지속돼 혹한기 저녁때 한두개 넣어주면 효과만점입니다. 난방이 안되는 화장실 변기나 세면대로 연결된 수도관에도 핫팩을 마른 수건으로 감싸주면 동파방지에 효과적이죠. 한겨울 두세번 정도 품 들이면 되니 가성비가 좋은 편입니다.

혹한기에 동파방지를 위해 세면대나 주방 수돗물을 한두방울씩 흘려 보내라고 팁 삼아 얘기들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계량기 동파방지엔 도움이 될 지 모르나 한두방울씩 내려가는 물이 얼면서 하수관이 ‘동맥경화’를 일으켜 막히는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둬야 합니다.  세면은 커녕 밥조차 해먹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죠.

텃밭 모터 물빼기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단독주택이라면 핫팩보온을 추가적 동파방지책으로 추천합니다. 

#텃밭모터 물빼기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먼저 전원 플러그를 뽑고 수도꼭지를 다 열어놓습니다. 수도꼭지를 열지 않으면 수도꼭지에서 모터까지 연결된 부위에 물이 남기 때문이죠. 그런 뒤에 자동모터 아랫 부분의 밸브를 연뒤 윗 부분의 밸브(대체로 아래 위 두개로 돼있음)를 돌려뺍니다. 이때 조심할 일은 모터내부 수압때문에 물이 튀면서 밸브가 분실될 수 있다는 점. 빼낸 밸브는 비닐봉지에 넣어 플러그선과 함께 묶어놓는 것도 방법입니다. 밸브를 빼 낸 두곳에서 물이 다 빠지는 것만 확인하면 끝! 밸브 구멍 두곳과 수도꼭지를 열어놨기에 중력으로 관에 있던 물이 지하 수면까지 자연스럽게 내려갑니다. 관정까지의 관이 텅 비게 되니 아무리 추워도 얼 일 없습니다.

#날이 풀려 물을 다시 써야 할 땐?

아래 밸브를 먼저 잠그고 위 밸브 구멍에 찰랑찰랑할 때까지 마중물을 부어줍니다. 애초 밸브제거할 때의 조건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그리곤 전원을 넣습니다. 이때 모터 내부의 물이 출렁대며 다소 줄게 되는 데 마중물을 보충해주면 물이 모터가동과 함께 올라옵니다. 윗부분 밸브마저 꽉~ 잠가주면 마무리! 밸브가 느슨할 땐 배관용 테프론 테이프를 감아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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