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모임 “반등 노릴 시점에 상폐 안돼” 소송 검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타임월드) 상장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대전에 있는 타임월드 백화점ⓒ한화갤러리아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한화그룹 소속 유통업체 한화갤러리아가 자회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이하 타임월드) 상장폐지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타임월드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가 대주주 이익에만 신경 쓴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타임월드는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백화점을 운영 중인 회사다. 면세점 사업도 했으나 최근 사업을 접었다. 한화로 넘어간 시기는 2000년이다. 그전엔 (주)동양백화점이 운영했다. 상장은 1996년 이뤄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월드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있다. 매수가격은 주당 2만6000원이다. 공개매수를 택하지 않은 주주는 현금 교부 방식 포괄적 주식교환을 하게 된다. 가격은 주당 2만3256원이다. 이후 타임월드는 한화갤러리아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주식은 상장폐지된다.

타임월드 주식은 한화갤러리아 69.45%(416만7000주), 소액주주 28.85%(173만1231주)로 나뉘어 있다. 나머지는 자사주와 특별관계자 지분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타임월드 상장폐지 목적으로 경영 활동 유연성 제고, 경기 침체 등에 대비한 백화점 사업 집중 등을 꼽는다. 타임월드가 면세점 사업을 접은 만큼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타임월드를 믿고 주식을 보유해 온 소액주주들의 반발이다. 이들은 적자였던 면세점 사업을 털어내고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판에 상장폐지라는 날벼락을 맞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소액주주들은 주가가 가장 낮을 때 타임월드를 손쉽게 집어삼키려고 한화갤러리아가 상장폐지를 진행한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타임월드 주가 변동을 보면 소액주주들 심정이 짐작된다. 타임월드 주가는 2015년 7월 22만원대로 치솟았다. 면세점 사업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러다 면세점 경쟁 심화,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금수 조치 등이 겹쳐 적자가 누적되자 주가는 계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8월엔 1만5000원대까지 떨어질 정도였다.

소액주주 모임을 이끄는 박 모 씨는 “타임월드가 알짜 기업이다. 땅값 비싼 둔산동에 백화점이 있는 데다 장사도 잘된다. 주가가 하락해도 소액주주들은 타임월드의 가능성을 믿고 인내했다”며 “적자 사업인 면세점에서도 손을 뗐으니 반등이 예상된다. 상장폐지는 대기업이 소액주주 몫을 가로채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변호사와 의논해 민사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입증이 어려우니 한화갤러리아의 법적 책임을 묻기 힘들 수는 있다”면서도 “대기업 꼼수에 저항해야 한다는 소액주주들 입장이 완강하다”고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소액주주들을 배려해 공개매수를 선택했다고 반박한다. 주식교환만으로 타임월드를 완전 자회사화할 수 있는 지분을 가졌지만 소액주주들을 위해 시가에 20% 할증률을 얹은 공개매수를 하기로 했다는 항변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하다 보면 소액주주들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20% 프리미엄을 더해주는 게 최선이라고 봤다”며 “주식은 투자지 보상이 아니다. 예전 면세점 바람으로 한창 잘나갔던 시점의 주가를 고려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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