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사건의 유령이 아직까지 우리나라 정치권서 떠나지 않고 있다. 마치 비명횡사한 햄릿 아버지의 유령이 햄릿 주변을 맴돌던 것과 흡사하다. 뭔가 분명한 결말을 볼 때까지는 이 사건의 유령이 정치권 주변을 떠돌 모양이다.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김경준씨가 2007년 대선 당시 자신에게 처음에 입국을 요청한 것은 박근혜 후보 측이었다고 주장한 육성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11일 공개했다.

나꼼수는 이날 새로 올린 방송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김씨의 육성과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원일 전 의원과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나꼼수가 공개한 녹음 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기획입국에서 처음에는 박근혜 쪽에서 나한테 와서 협상하자고 했다. 빨리 오라는 거였다"며 "그런데 검찰이 그걸 다 알고도 관심이 없어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박근혜 당시 후보 측 인사로 이혜훈 의원을 거론했다.
나꼼수는 김씨의 육성 녹음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이혜훈 의원은 "김경준씨를 미국이든 한국이든 어디서도 만나본 적이 없고 얘기해본 적도 없다"며 김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와 함께 김씨와 개인적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유 전 의원은 나꼼수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검찰이 김씨의 입국을 요청한 혐의를 민주당에 덮어씌웠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김경준이) 편지에서 분명히 '검찰은 한나라당 쪽 입국 개입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화까지 내면서 민주당 쪽 인사들을 대라고 압박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에 (김경준의) 어머니에게 '혹시 민주당 쪽 인사가 접촉한 적이 있느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5년 전 BBK 사건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은 박근혜 캠프였다. 그렇지만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 경선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결과 사건은 분명한 결말을 맺지 못한 채 매듭지어졌다. 그렇지만 그 매듭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에 'BBK 유령'이 이번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노려보고 있는 듯하다.
 박 비대위원장은 과거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경선 과정에서 이 사건으로 많은 점수를 땄지만, 그 대가는 정봉주 전 의원이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대가도 스스로 떠맡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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