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탈락이 유력시되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탈당하지 않고 남기로 했다.
김무성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파 분열의 핵이 돼서는 안되므로 백의종군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4ㆍ11총선 공천에서 탈락하고 그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그간의 관측을 물리친 것이다.

부산 남구을에서 4선을 한 김 의원은 "당과 동지를 떠나면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정도(正道)로 가야지 하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며칠간 인생 최대의 고민을 했다. 당의 일부 잘못된 방향설정과 공천심사 기준으로 인해 야기된 많은 동료 의원의 억울한 호소를 지켜보면서 당이 분열되는 모습에 분노에 찬 안타까움을 느꼈고, 대안세력을 결집해 신당을 창당해 확 뒤집어 엎어보자는 유혹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저는 정치 지망생일 때 이 당, 저 당 옮겨다니는 못난 선배를 비판했었고 어떤 일이 있어도 당은 바꾸지 않겠다고 굳은 선언을 했다"면서 "깊은 고민 끝에 우파 정권재창출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그걸 거스르는 일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원한 당인(黨人)인 제가 우파 분열의 핵이 되는 것은 옳지 못한 일 아닌가"라며 "누구보다 당을 사랑했던 제가 그 당을 등지고 적으로 돌아서면서 동지들과 싸우는 모습, 제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비판할 후배를 생각하니 이것은 제가 가야할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닥쳐온 힘겨운 상황을 `악법도 법'이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며 "마음의 승리가 제일 큰 승리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니 모든 게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보다 당이 우선이고, 당보다 나라가 우선"이라고 전제한 뒤 "자랑스러운 해군을 해적이라고 칭하는 세력에 국가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며 "억울하고 안타깝지만 제가 하는게 당과 나라를 위한 길이라면 그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思葉齋는 말한다.
김무성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부터 부산 남을에서 4선을 했다. 한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그룹의 좌장 노릇을 하기도 했지만, 세종시 문제로 대립하면서 헤어졌다. 따라서 이번 공천에서 탈락하는 것은 예견돼 온 일이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과 달리 탈당하지 않고 남기로 한 것은 자신의 그릇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다. 한때 주도세력과의 불화로 인해 불이익을 받았다고 해서 뛰쳐나간다는 것은 더 쉬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뛰쳐나간 사람 가운데 큰 일을 제대로 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 또한 전례에 비춰봤을 때 분명한 사실이다. 오히려 길게 봤을 때 한때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참는 것이 오래 살아남 있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태풍이 불어닥치면 몸을 굽혔다가 태풍이 지난 뒤 다시 일으켜서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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