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부산은 지리상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따라서 바다를 접하고 있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 자체만으로는 어느 곳에서 보던 별 차이가 없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해가 떠오르는 곳 주변의 지형지물과 자연환경이다.

그것은 기암괴석과 숲 등의 자연일 수도 있고, 등대나 정자 등의 인공 조형물일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일출 명소는 이러한 지형지물과 자연환경이 일출과 잘 어우러져 독특한 구도와 인상적인 풍광을 만들어 내는 장소들이다.

아무런 지형지물 없는 탁 트인 바다 보다는 추암해수욕장의 촛대바위처럼 멋진 기암괴석이 더해지면 훨씬 더 드라마틱한 일출 장면이 연출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지형에 있어서도 주변에 비해 바다로 돌출되어 있고 지대가 높아 시야가 탁 트인 곳이다. 해변을 접한 바다 전망대와 정자들은 대부분 일출을 보기에 최적화된 명당이라고 보면 된다.

그 중 이름에 해를 뜻하는 “日“ 자가 들어가면 말이 필요 없는 역사와 전통의 일출 명소다.
이러한 일출 명소들은 일출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도 멋지지만 사진으로 찍었을 때 확실한 진가가 드러난다. 말 그대로 예술이다.

이번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부산의 일출 명소들도 대부분 이러한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신재훈

1. 광안리 해수욕장

해운대해수욕장과 함께 도심에서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곳은 광안대교와 바다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더 유명하다. 자연과 거대한 인공 구조물의 조화라는 특징을 지닌 일출로서는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한 곳이 아닌가 한다. 바다와 어우러진 광안대교는 언제 보아도 장관이지만 동틀 무렵 해를 품은 광안대교의 모습은 최고의 절경이다.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세 가지 황홀한 빛의 향연이 있다. 자연이 빚은 예술작품인 일출, 인간이 만든 예술작품인 야경, 그리고 해마다 열리는 불꽃축제가 그것이다.

Ⓒ신재훈
Ⓒ신재훈

2. 청사포

최근 청사포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다릿돌 전망대는 투명한 유리바닥 아래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찔함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다릿돌 전망대의 진가는 주변보다 바다 쪽으로 돌출된 다리가 바다와 더욱 가깝게 만들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과, 파노라마처럼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해안선을 온전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당연히 주변에 방해 받지 않는 탁 트인 시야로 더 선명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다.

다릿돌 전망대에서는 일출뿐만 아니라 해운대, 오륙도를 붉게 물들이는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의 웅장한 일몰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본 일몰과 함께 청사포 최고의 일몰 중 하나는 방파제길 초입에서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쪽으로 바라본 모습이다. 포구에 정박한 배들과 방파제 너머로 초록과 붉은색 조명이 켜진 등대와 일몰의 조화는 마치 CG로 만들어낸 듯 비현실적이다.

밤이 되어 일몰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방파제를 내려오다 보면 작은 항구가 나온다.
도시의 불빛과 항구의 수면위로 반사된 불빛이 상하로 데칼코마니를 만든다.

그것만으로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구도를 작은 고깃배들이 채움으로써 거의 완벽에 가까운 구도와 이국적 느낌의 환상적인 야경을 만들어 낸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인 베트남 호이안의 강에 비친 야경과 많이 닮아있다.

베트남 호이안 야경Ⓒ신재훈

3. 송정 해수욕장

이곳은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다양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일출 명소다.
멋진 해돋이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포인트는 크게 세 곳이다.

첫째는 죽도공원 바닷가 끝에 있는 송일정에서 바라본 일출이다.
역시 이름에 해를 뜻하는 “日“ 자가 들어가 있다. 일출 명당이라는 얘기다.
이곳은 바다 쪽으로 돌출되어 탁 트인 바다와 시원스럽게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다.

둘째는 송정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좌측으로 송일정을 바라다 보며 맞이하는 일출이다.
죽도공원과 송일정의 어렴풋한 검은 실루엣, 그리고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콘트라스트는 동양화나 연하장에 나오는 전형적인 일출의 모습 그대로다.

셋째는 아는 사람만 아는 죽도공원 바로 옆 작은 항구다.

작은 고깃배, 방파제, 쌍둥이 등대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은 송정 해수욕장 일출의 화룡점정이다. 요즘은 이곳을 아는 이들이 점점 늘어 이곳에서 찍은 일출 사진들이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신재훈
Ⓒ신재훈

 

 

Ⓒ신재훈

4. 해동 용궁사

범어사와 더불어 부산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바닷가 절벽에 세워진 이 절은 바다를 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전국적으로 바다 바로 앞에 지어진 절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절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12지신상이 도열하여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무섭고 위압적인 모습이 아니라 친근하고 익살맞은 얼굴을 하고 있다.

절의 가장 안쪽 높은 언덕에 위치한 대불상 앞에 서면 기장은 물론 멀리 울산 간절곶까지 탁 트인 바다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이곳이 대표적인 일출 포인트이다.

절의 본당에서 바다 쪽으로 다리를 건너 내려가면 절과 바다 사이에 제법 넓게 분포한 기암괴석들이 나타난다. 이곳 또한 멋진 일출 포인트이다.

황금빛 불상과 이름없는 민초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쌓아 올린 작은 돌탑들과 떠오르는 해의 3단 조합은 자연과 종교와 민속신앙이 어우러져 하나가 된 느낌을 준다.

드라마틱하게도 마치 불상이 그들의 소망을 들어주겠다는 약속의 징표로 장엄한 일출을 보여주는 듯 하다. 소위 말하는 기도 발이 끝내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해의 소망을 비는 장소로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신재훈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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