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신재훈]  기장은 남해라기 보다는 동해에 가깝다.

따라서 기장에서 북으로 올라가며 만나는 대부분의 해변에서는 일출을 볼 수 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곳은 기장의 일출 명소들과 기장 바로 위 에 있는 간절곶이다.

1.기장 오랑대

이곳은 일반인들 보다는 사진 작가와 동호인들 사이에서 더 유명하다. 전형적인 일출과는 다른 독특한 일출 사진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몇 해전 모통신회사의 광고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이곳은 바다 쪽으로 넓게 분포된 기암절벽과 “용왕단“ 이라는 일종의 암자가 있어 그 너머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 좌측으로 연화리 대변항의 등대와 방파제도 보인다.바람이 불면 파도가 기암절벽에 부딪쳐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며 하얀 포말로 날린다.기암절벽과 암자와 파도의 하얀 포말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해가 이곳 일출의 상징이다.이곳에서 30초 정도의 장시간 노출로 사진을 찍으면 하얀 포말이 마치 폭포를 장시간 노출로 찍었을 때처럼 흐르는 안개처럼 찍힌다. 붉은 해와 암자와 하얗게 흐르는 파도가 어우러져 금방이라도 백발의 신령이 나타날 것만 같은 신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도가 기암절벽과 부딪쳐 만들어내는 포말이 일출 사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하얀색을 만들어 일반적인 일출과는 색다른 느낌을 만든다.포털 사이트에서 오랑대 일출을 검색하면 대부분 두 부류의 사진이 나온다. 하나는 사진 작가나 동호인 등 소위 전문가들이 제대로 된 장비로 장시간 노출해서 찍은 예술 사진들, 그리고 나머지는 일반인들이 똑딱이나 모바일로 찍은 평범한 사진들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장비와 기술의 차이와 상관없이 오랑대 일출은 누구에게나 형언할 수 없는 시각적 충격과 함께 가슴 벅찬 감동을 준다는 사실이다.

2.기장 연화리

해녀촌 해산물 거리로 유명한 이곳은 젖병 등대를 비롯한 특이한 형상의 4개의 등대와 죽도공원, 방파제를 배경으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 또한 특이한 등대와 방파제를 배경으로 이색적인 일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치 호미곶의 바다위로 솟아 오른 손 조형물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처럼 말이다. 일출을 본 후 허기를 달래기 위해 늦은 아침 혹은 이른 점심 먹을 곳을 찾는다면 추천할 곳이 있다. 한국식 브런치 카페인 연화리 해녀촌이다. 해녀 할머니들의 오랜 노하우로 끓여낸 전복 듬뿍 맛도 좋고 푸짐하고 가격도 착한 전복죽을 먹으며 새해 첫 일출 기행의 멋진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바다가 보이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아메리칸 스타일의 브런치 또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연화리와 죽성 드림성당 사이의 해안도로 중간에 있는 바닷가 멋진 카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1. 죽성 드림성당

제주 섭지코지에 있는 드라마 “올인“ 의 교회 세트처럼 이곳 성당도 드라마 “드림“ 의 세트로 쓰였다. 일출을 보기 위한 목적이 아니어도 항상 낭만적인, 어쩌면 드라마 같은 비현실적인 바다의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유럽풍 성당의 건물 너머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곳이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된다. 유럽 지중해의 어는 고풍스런 도시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모습이다. 이곳에서 찍는 사진 또한 예술이다. 사진만 보여주면 십중팔구 유럽여행 다녀 온 것으로 오해할 정도로 말이다.

새해 첫날 조금 특별한 일출을 경험하고 싶다면 공간 이동을 통해 유럽의 중세 성당을 배경으로 맞는 이국적인 일출을 볼 수 있는 이곳 죽성 드림성당을 추천한다.

1.간절곶

간절곶은 행정구역상 울산이다. 그러나 나는 행정구역과는 상관없이 얼마 전 방영된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유행어인 거진(거의 라는 뜻의 충청도 사투리)이라는 말을 써서 “ 거진 부산 “ 이라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해운대를 기준으로 부산의 서쪽 끝보다도 시간이 덜 걸린다. 해운대에서 35Km 차로 40분, 기장에서는 절반의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일출 명소가 바로 간절곶이다. 모두가 너무 잘 아는 곳이기에 설명 대신 내가 이곳에 오면 항상 들르는 몇 곳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간절곶 입구에 있는 간절곶 해빵이다. 말이 필요 없는 맛이다. 와이프가 간절곶에 가고 싶다고 하면 해빵이 먹고 싶다는 말로 알아 들으면 될 정도다. 간절곶은 그냥 해빵을 먹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두 번째는 간절곶 오른쪽 공영주차장에서 해안도로 끝으로 내려가다 보이는 오뎅과 호떡을 파는 허름한 가게다. 입이 짧은 와이프가 한자리에서 두 개씩이나 먹는 커다란 왕호떡 맛은 가히 예술이다. 오뎅 또한 국물이 예사롭지 않다. 조미료 없이 천연재료만으로 맛을 낸 건강하고 시원한 맛이다.

세 번째는 태화강 국가정원 대나무 숲이다. 이곳은 대나무를 좋아하고 직사광선을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대낮에도 해가 들지 않는 푸르른 대나무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대나무의 고장인 담양의 대표 대나무 숲 공원인 죽녹원을 걷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실 나는 이곳이 더 좋다. 강을 낀 넓은 부지에 조성되어 더 길고 다양한 대나무숲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은 죽녹원과 달리 입장료도 없다. 이곳 대나무 숲길을 산책하는 것으로 나의 울산원정은 마무리된다. 두 시간 정도의 제법 긴 산책이 끝날 무렵이면 호떡과 오뎅으로 호강했던 나의 배가 “꼬르륵” 이라는 정체 모를 외계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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