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낙하산은 물러가라” 외치며 윤종원 행장 밀어내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7일 본점 출근을 시도하다 노조에 막혀 돌아가고 있다. 차에 타는 흰 머리 남성이 윤종원 행장ⓒ오피니언타임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지난 3일 임명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곤경에 처했다. 그는 노조 저항에 막혀 여태 본점 출근을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금융연구원(금융연구원) 관련 특혜 논란이 더해졌다.

윤종원 행장은 서울 인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그는 27회 행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경제수석 등을 거쳤다. 노조는 윤종원 행장을 ‘윤종원 전 수석’이라고 부르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 현장을 모르는 낙하산 행장은 기업은행을 이끌 수 없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윤종원 행장은 7일 오전 8시40분경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 모습을 보였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과 노조원들은 “낙하산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윤종원 행장을 밀어냈다. 잠시 실랑이를 하던 윤종원 행장은 발걸음을 돌렸다.

김형선 위원장은 '노동이사제를 연결고리로 윤종원 행장과 협상하지 않겠냐'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행장 임명과 경영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동이사제는 다른 얘기”라고 했다. 노동이사제는 노조 추천을 받은 인물이 이사회 멤버가 되는 제도다.

아울러 김형선 위원장은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민주당과 금융노조가 맺은 정책 협약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노조는 참을 만큼 참았다. 정부와 여당이 대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윤종원 행장은 노조 외 다른 악재도 있다. 민간 연구기관인 금융연구원을 공직 복귀 전에 거쳐 가는 징검다리 용도로 썼다는 비판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금융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이 됐다가 기업은행으로 가면서 퇴사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서 물러났다가 금융연구원에 한 달간 몸담은 뒤 정부로 돌아갔다”며 “금융연구원을 퇴직 관료들이 잠시 머무르는 자리로 활용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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