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희의 현실경제 속으로]

[논객칼럼=양원희]   새해 출발부터 주식시장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2020년 주식시장이 오랜 바닥에서 탈출할 것이라는 희망고문에 가까운 '장미빛 전망'으로 출발했지만 벌써 심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지난해 세계주가지수는 24% 오른 반면 우리 주가지수는 8% 상승에 그쳐 올해는 경제회복과 함께 작년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나름 합리적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주가를 나타내는 대표지수 KOSPI는 7-8년동안 평균 2000-2200P에 머물러 있다.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다면 KOSPI는 1700P 대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두 종목은 외국인이 50% 이상을 갖고 있고, 대주주와 기관투자가 보유비중이 높아 일반투자가가 피부로 느끼는 KOSPI 수준은 1700P대로 심각한 침체 수준이다.

2020년 주식시장은 과연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것인지. 개인투자자들도 주가상승을 함께 향유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독과점 양상이 심화되고, 거대자본이 주도하면서 개인투자자는 설자리를 잃고 소외돼 시장을 떠나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로서는 하락세가 깊어질수록 역발상이 필요한 때다. 맹수가 우글거리는 주식 정글의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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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가들의 초라한 성적표, 주식투자 계속해야 하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9년 국내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이 급락했다. 10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20.9%에 이른다. 반면 외국인은 +15%, 기관투자가는 +14.4%를 기록해 2019년 KOSPI 8% 상승은 개인투자자들이 완벽하게 배제된 가운데 실현된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아도 결과는 비슷하다. 이투데이가 분석한 결과 2014-2018년(5년) 동안 개인 투자수익률은 -8%, 기관 +21%, 외국인 +16%를 기록했다.

이는 사모펀드 규모가 확대되고(400조) 연기금의 비대화, 기관투자가들과 연대강화 등으로 주식시장의 독과점이 심화된 결과로 판단된다. 주식시장이 대자본들로 분점돼 투자정보의 독점화, 시스템 트레이딩 규모 확대, AI가 동원된 첨단투자기법 개발, 대차거래활용의 독점화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을 압도해 월등한 수익률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자본시장의 특성상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개인투자가들은 자의반 타의반 주식시장을 떠나거나 외면하기 시작했으며, 이제 우리 주변에서 주식투자자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웬만한 모임에서 주식 이야기는 사라졌고 아파트 값에 대한 이야기만 무성해졌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떠나기 보다는 적극 참여해야 하는 시점이다. 무엇보다 주가수준이 본질가치에 비해 충분히 저평가된 주식들이 많다. 주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주식들을 제외한다면, KOSPI는 1500-1600P 수준으로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게 평가되고 있다. 지금 주식시장을 덮고 있는 먹구름이 걷힌다면 급상승의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구조를 보면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가계의 주식보유비중은 20%에 못 미치고 대주주 부분을 제외하면 일반가계의 주식비중은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주식보유비중이 40%가 넘는 것과 비교할 때 후진적인 바닥 수준이다. 어떤 계기가 주어진다면 주식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020년 정치경제환경도 출발부터 불확실성이 만만치 않다. 주식시장은 이미 불안감을 오랜 기간 견디며 반영돼 왔지만, 부동산시장은 힘에 과하게 부채로 상승을 견인해왔다. 지금까지의 부동산과 주식투자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다면 부동산의 급락위험이 매우 높으며, 주식은 바닥을 벗어나 예상하지 못한 상승이 가능하다. 2020년이 그 원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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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 배당투자를 시작해야

2017-8년 주식시장에서 투기열풍을 주도했던 바이오 주식이 허구였음이 드러나 폭락세를 나타내며 많은 개인투자자에게 충격을 주었다. 2019년에도 후유증을 겪었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반복되는 일들이지만 어느 때보다 심한 투기적 행태였고, 재벌기업과 대주주들의 부도덕성과 결합돼 주식시장의 불신감을 키웠다.

주식시장에서 신기루 같은 허황된 기대를 따라가는 건 금물이다. 주식투자의 기본 요체가 배당투자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종목을 선정함에 있어 수많은 정보와 분석자료를 참고하더라도 배당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투자포인트가 돼야 한다.

개인투자가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기투자와 분할매수원칙을 지켜야 한다. 요즘 시중금리가 1%에 머물고 있어 3% 정도의 배당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단기적 이익을 노리고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무리하게 투자해서는 안되며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분할 매수하고 다양한 배당주식에 분산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주식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 인내할 때, 예상치 못한 급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워렌 버펫의 스승이자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에서 ‘안전마진’이란 개념을 사용했다. 이는 주식투자에서 수많은 불확실성 가운데서 안전한 이득(여유)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개념이다. 그레이엄은 이를 위해 여러가지 기준을 제시했지만, 필자는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안전마진으로 제시하고 싶다. 아무리 훌륭한 기업으로 평가돼도 배당을 주지 않는 기업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물론 ‘안정적’ 배당이란 점이 많은 분석이 필요한 지점이다. 오랜 기간 배당이 안정적일 수 있도록 장기적 성장기업으로 자산이 충분해야 하고(PBR), 사업이 경쟁력을 갖춰 수익성을 유지해야 (PER)한다. 배당성향과 기업가의 도덕성 등도 고려사항이다.

올해도 주식시장은 불확실성과 심한 변동성이 예상된다. 이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주식투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배당투자에 충실해야 한다. 주식시장이 심한 불안감에 있을 때,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는 순간이다. 높은 배당주식을 냉정하게 매수할 적기로 활용해야 한다.

2020년이 가치투자의 원년이 되면서 과거의 투자패턴에 변화가 시작된다면 예상하지 못한 ‘대박’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주식은 충분히 하락한 상태이다. 주식시장의 큰 변화가 감지되면, 대형펀드와 AI가 주도하는 펀드들은 방향을 틀 것이다. 결국, 주식시장이 아무리 흔들리더라도 기본에 충실한 장기 투자가 이긴다. 단기적으로는 공포를 느끼지만, 공포가운데 새로운 출발이 싹트는 것이 주식시장이므로 기본에 충실하며 기다려보자.

양원희

 (주)아이브인베스터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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