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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잣나무 냄새를 맡으며 눈길을 달리다임수현의 MTB 여행 8
임수현 | 승인 2012.03.16 15:56

   
 


봄바람이 불 때도 됐는데 아직은 강바람이 차다.
경춘선 복선 개통으로 춘천행이 잦아진다.
때 이른 줄 알지만 성질 급한 라이더들은 벌써부터 산행을 감행하고 있다.
경춘선 열차의 맨 앞 칸과 뒤 칸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자전거가 보인다.
당림리 임도 라이딩을 위해 부천과 서울에서 오는 팀들과 마석에서 만난 후,
강촌역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강촌역에도 3명이 기다리고 있다.

강촌역은 국내 최대의 산악자전거대회인 강촌챌린지대회가 열리는 곳이기에 대회 참가는 물론,. 응원을 위해 자주 온 곳이라 낯설지 않을 뿐 아니라 젊은 시절 낭만을 찾던 곳이라 항상 추억의 장을 펼쳐 보이는 곳이다.

다만 옛 모습이 많이 사라졌고 너무 상업적인 곳으로 변하여 그냥 지나치는 곳이 되었다. 더욱이 최근 itx(춘천-용산간 고속열차)가 생기면서 배차 간격이 늘어나 춘천 시민뿐 아니라 인근의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어 안타깝다.

모두 13명이 차가운 강바람을 헤치며 강촌 다리를 건너서 좌회전하여 4km 쯤 지나, 다시 우회전하여 당림리 마을로 들어서서 오늘의 라이딩 계획을 점검한다.

당림리에서 시작되어 당림리 임도라이딩이라고 불리는 코스는 40km 남짓 산길이다. 당림초등학교가 있는 마을에서부터 3km정도 아스팔트길과 콘크리트 농로를 따라 올라가면 춘천예현병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문 바로 우측에는 석파령 트래킹안내판이 서 있다. 누구라도 임도 입구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표시이다.
 
   


석파령을 넘어 덕두원리까지가 1코스이고, 덕두원리에서 골짜기를 따라 오르다가 춘천과 가평의 경계선인 북배산과 계관산 사이를 넘어 다시 당림리로 돌아오는 코스를 2코스로 잡고 라이딩 할 계획이다. 
 
대부분 첫 번째 고갯마루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싸리재고개를 돌아 덕두원리로 내려와 의암호에서 바로 강촌역으로 오는 코스를 잡는데 오늘은 중급이상의 라이더들이라 고개 두 개를 넘기로 한다.

춘천예현병원부터 시작된 임도는 정상까지 긴 거리인 만큼 완만하게  오른다. 춘천시에서 최근에 만든 듯 한 석파령길 이정표가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하고 있다.

석파령(席坡嶺, 350m)은 춘천시 서면 당림리와 덕두원리 경계에 있는 고개로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 관문으로 대표적 옛길이다.

조선시대 때 이 고개에서 신. 구관 부사가 임무교대를 하는데 길이 좁아서 돗자리 두 개를 깔지 못하고 하나를 둘로 자르고 앉았다고 해서 석파라고 지어졌다고 한다.

1시간 쯤 오르니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은 능선길 따라 계관산으로 가는 완만한 길이고, 오른쪽은 오늘 코스로 잡은 덕두원리로 내려가는 다운힐 코스.

삼거리에서 보이는 좌측 능선에는 많은 잔설이 보인다. 잠깐씩 휴식을 취하지만 정상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때문에 다시 페달을 밟는다.
 
덕두원리까지 내려와서 도로에 들어서니 11시 30분, 점심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기에 명월유원지 상류로 올라가 북배산으로 향한다.

좌측으로 싸리재 고개로 향해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다. 경사가 급한 도로는 대부분 콘크리트 포장을 하여 자전거 타기는 좋으나 워낙 가파른 경사가 자주 나타나, 저단 기어로 야금야금 올라간다.
아무런 생각 없이 땅만 쳐다보는 이들이 늘어난다. 6부 능선까지 포장이 되어 있다.

갑자기 눈길이 시작 된다. 양지는 진흙길이고 응달은 10cm정도의 눈이 쌓여 있다. 진흙과 눈이 타이어를 붙잡는다. 진흙 뭍은 타이어가 다시 눈길에서 씻겨 나가기를 수십 번 반복해도 정상이 안 보인다.

눈길을 예상하지 못했다. 시속 7-8km로 정상까지 가는데 2시간이 걸렸다. 뒤에 쳐진 일행을 기다리는데 다시 30분. 말없이 합류한 2명이 오늘 코스에 불만을 표시하는데 아무도 들어 주지 않는다.
 
 


삼악산은 출입을 허용하는데, 백배산은 아직 반기지 않는 것 같다. 봄옷으로 갈아입기 전까지는 들어오지 말라는 신호인가?

북풍 맞바람이 골짜기를 따라 쌩하니 내려오며 얼굴을 때린다.. 모두들 말을 잃고 정상만 바라보며 걷고 또 걷는다. 양지바른 정상에 오르니 마른 땅이 조금씩 보인다.
 
산불감시초소가 보이고 따사로운 햇볕을 쪼일 수 있는 큰 공간이 나타난다. 북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마지막 일행과 합류하여 당림리 임도의 진수인 비단길 라이딩을 위해 출발한다. 처음 갈라진 삼거리까지 8부 능선의 임도는 거의 평지이거나 내리막길이다. 가끔 영상으로 보는 알프스나 로키산맥 어느 곳. 잘 자란 상록수가 가로수인 비포장도로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길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산들도 잘 가꾸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가지치기한 잣나무들이 풍기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농축된 건강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게 확실하다.
길바닥의 잔가지를 치고 달리면 진한 나무냄새가 코끝을 즐겁게 한다.
10km 쯤 서남향으로 길게 뻗어 있는 길은 눈도 없고, 고개도 없는 환상의 비단길이다.
그동안 고생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정돈된 길이 계속 이어져 있다.
눈길에서 소비된 에너지를 보충하기에 충분한 길이다.

삼거리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3시. 모두들 지친 표정이다.
눈길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었다.
마지막 다운힐은 처음 오른 길이기에 낯설지 않다.
강촌역으로 향하기 위해 당림리 마을에 들어서니 강바람이 다시 불어온다.
늦은 점심은 춘천 닭갈비.
그나마 경춘선 전철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강원도 라이딩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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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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