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조, 9일도 본점 1층서 집회

금융노조와 기업은행 노조가 9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 1층에서 윤종원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오피니언타임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이틀째 본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일 임명됐으나 노조 저항으로 여태 본점 출근을 못 하고 있다.

윤종원 행장은 서울 인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그는 행시 27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경제수석 등을 거쳤다. 노조는 윤종원 행장을 ‘윤종원 전 수석’이라고 부르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 현장을 모르는 낙하산 행장은 기업은행을 이끌 수 없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금융노조와 기업은행 노조는 9일 오전 8시경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투쟁 집회를 열었다. 윤종원 행장은 오전 8시30분 집회가 끝날 때까지 오지 않았다.

집회 시작 전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을 만나 “노조가 지나치게 투쟁만 고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물었다. 그는 “윤종원 전 수석 측과 프레임 전쟁을 하고 있지만 입장 변화는 없다”고 했다.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윤종원 전 수석이 임원 인사로 타협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인사와 투쟁은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집회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김현정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유독 금융권이 (낙하산 등) 적폐를 청산하는 속도가 느리다”며 “이젠 금융 카르텔이 혁파돼야 한다”고 했다.

김영근 한국은행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를 용인하면 조직 문화가 정권 코드에 맞춰진다. 구성원들은 낙하산 눈치를 보게 된다”며 “기업은행은 (낙하산을 저지해) 고유문화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낙하산이 문재인 정부 국정 철학인지 의심스럽다”며 “정부, 여당은 자기 잘못을 그대로 돌려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은 “청와대 수석 일자리 챙겨주기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노조가 싸우는 데 별다른 목적이 있는 건 아니다”며 “낙하산 행장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은행과 직원들이 덤터기를 쓴다. 이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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