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행장, 13일째 본점 출근 막혀

금융노조와 기업은행 노조 등이 15일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오피니언타임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에 대한 노조의 투쟁이 13일째 이어졌다. 노조는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가 인사권을 갖는다”며 윤종원 행장을 감싼 것에 대해 “박근혜 정부 때 (기업은행장으로 거론된)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윤종원 전 수석이 뭐가 다르냐”고 반발했다.

노조는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인 윤종원 행장을 ‘윤종원 전 수석’이라고 부르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노조와 기업은행 노조 등은 15일 오전 8시경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투쟁 집회를 열었다. 윤종원 행장은 오전 8시20분 집회가 끝날 때까지 오지 않았다.

집회 시작 전 기자와 만난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듣고 노조 내부 분위기가 격앙됐다고 했다. 그는 “윤종원 전 수석은 소위 ‘아빠 찬스’처럼 대통령 찬스를 쓴 사람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나쁜 조언을 하는 청와대 인사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집회에서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은 “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을 부인한 적이 없다. 낙하산 행장을 선임한 절차가 잘못됐다고 주장해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반(反)노동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병일 한국노총 서울본부 부의장은 “기업은행 노조의 투쟁을 끝까지 돕겠다”고 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허경욱 전 차관도 경력은 윤종원 전 수석과 비슷하다. 현기환 전 수석은 심지어 은행원 출신이다. 하지만 둘 다 기업은행장을 하지 못했다”며 “윤종원 전 수석이 허경욱 전 차관, 현기환 전 수석에 비해 무슨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노조는 윤종원 전 수석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여당이 낙하산 행장 임명을 사과하고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는데 그것조차 안 하겠다고 한다”며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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