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행장은 본점 안 와

IBK기업은행 노조가 보름째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은 투쟁 15일을 알리는 표지판(왼쪽)과 노조원들ⓒ오피니언타임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금융권 노조의 은행장 출근 저지 기록이 깨졌다. IBK기업은행노조가 15일째 윤종원 행장의 출근을 무산시켜서다. 이전 기록은 2013년 KB국민은행노조가 이건호 전 행장의 출근을 14일 동안 막은 것이다. 기업은행노조는 청와대와 여당이 관료 출신 낙하산 행장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노조와 기업은행 노조 등은 17일 오전 8시경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투쟁 집회를 열었다. 윤종원 행장은 오전 8시20분 집회가 끝날 때까지 오지 않았다. 대신 그는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여성경제인협회 신년회에 참석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집회에서 투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윤종원 행장을 감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대통령과 관료들이 낙하산 행장 임명을 사과해야 한다. 노조와 정책 협약을 맺은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은 “노조는 낙하산을 근절하고 전문성 있는 행장을 선임하기 위한 올바른 투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진창근 한국씨티은행노조 위원장 당선인은 “기업은행 내부 출신이었던 조준희, 권선주, 김도진 전 행장들은 많은 공을 세웠다”며 “낙하산 행장이 올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형선 기업은행노조 위원장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5일 어이없는 얘기를 했다”며 “그는 낙하산의 정의가 뭐냐고 따지면서 기업은행장 선임이 일차적으로 은행 내부에서 논의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며 “이대로 가면 정권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일본에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하라 한다. 노조 입장이 꼭 그와 같다”며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집회가 끝난 뒤 김형선 위원장에게 추후 투쟁 일정을 물었다. 그는 “(다음주 설 연휴가 있지만) 계속 싸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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