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의 올해의 기념인물로 선정돼 있다. 유네스코가 전세계의 교육과 과학 문화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을 함께 기념하기로 한 가운데 올해 탄신 250주년을 맞이한 다산 정약용(1762~1836)도 그 중 1인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유네스코는 정약용의 저술과 사상에 대해 “한국의 사회와 농업 정치구조 현대화에 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철학자”라고 평가했다. 정약용은 유교철학 뿐만 아니라 유럽근대화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고 있었고 공허한 관념이나 자구해석에 매달리던 당대의 철학에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유네스코는 설명했다.
 
또 정약용의 철학은 과학적 지식과 사회적 응용, 그리고 정치적 발전을 사이에 가교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의 대부분 대학에서 주로 유럽 현대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다산의 철학과 사상을 연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유네스코는 강조했다.

 요약하자면 다산 정약용이 당시 공리공론을 일삼던 당시 조선의 철학을 비판하고 인간생활과 사회에 유익한 이론과 사상을 추구했음을 유네스코가 평가해 준 셈이다.

 올해 유네스코가 기념하는 또하나의 위대한 인물로서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장 자크 루소(1712~1778)가 있다. 올해는 루소 탄생 20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루소는 이미 프랑스 봉건체제의 모순과 타락을 비판하고 시민혁명의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사회계약론> <인간불평등기원론> <신 엘로이즈> <에밀> 등 불멸의 명저를 통해 인간의 잘못된 문명으로 인한 해악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적 자유와 평등의 원리에 따르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반의지’에 의한 시민정부 수립을 제시했다.
 
루소는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혁명의 가능성을 예견하기도 했다. 19세기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루소가 시대의 예언자적 사명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다산 정약용과 장 자크 루소는 나란히 몰락단계에 들어선 봉건시대의 피폐함을 지적하고 새로운 사회질서와 철학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비록 두 인물이 살던 시대와 사회의 구체적 여건과 상황은 달라도 봉건적 악습과 체제에 시달리던 민중을 자유롭게 하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모색하던 방향은 닮았다고 하고 싶다. 그러다 보니 권세를 잡고 있던 기존 질서와 주류세력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다산 정약용은 전남 강진에서 18년동안 유배생활을 해야 했고, 루소는 성직자들의 부패와 다른 종교에 대한 불관용을 비판하다가 박해받기도 했다. 말하자면 다산과 루소는 똑같이 자신의 한평생과 에너지를 바쳐 어둡고 컴컴한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 되었다. 

 다만 루소의 경우 백과전서파를 비롯해 동시대에 활약하던 계몽주의 '동학'들이 있었던 반면 다산 정약용은 그런 동학이 거의 없었다. 그 결과 루소의 사상은 프랑스 혁명으로 열매를 맺었지만, 정약용의 철학과 사상은 묻히고 말았다. 그것이 그 이후 프랑스와 조선의 역사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이끌어갔다.

 올해는 또한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1877~1962)가 서거한지 50주년 되는 해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 <유리알 유희> <시다르타> 등의 명작을 남겼다. 인간내면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면서도 낭만적인 성향이 짙은 작품들을 통해 인간성 회복과 사해동포주의를 강조한 작품들을 많이 썼다.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유리알 유희>를 비롯해 <데미안> <싯다르타>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올해 기념할만한 인물 가운데 음악가도 들어 있다.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1862~1918) 탄생 150주년이다. 드뷔시는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바다의 교향시> 등 인상파 음악을 다수 작곡했다. 이밖에 루마니아 출신의 지휘자 세르쥬 첼리비다케(1912~1996) 탄생 100주년이고, 헝가리 태생의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 경(1912~1997)도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시대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한몫했던 위대한 인물들이다. 지금쯤 이들은 '행복의 섬'에서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지 않을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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