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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 서울혁신센터의 ‘사회혁신과 컬처’[황인선의 컬처&마케팅]
황인선 | 승인 2020.01.23 09:04

[논객칼럼=황인선]

'쥐구를 위해 쥐혜롭게'...살기

호주에 산불이 5개월째다. 남한 면적이 다 타버렸다. 다른 나라 이야기지만 심상치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초대형 산불이 더 자주, 더 역대급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지구 온난화와 관계가 깊다고 한다.

온난화와 관련해서 주목받는 것이 탄소다. 탄소는 석유, 가스, 화학제품, 덩치 큰 동물의 변 등에서 발생한다. 이를 줄이는 저탄소 운동은 지구파괴를 늦추는 지속가능성 운동의 상징이다. 이에 국내 최대의 사회혁신 플랫폼인 서울혁신파크도 ‘사회적 저탄소’ 운동을 해왔다. 저탄소가 기술, 경제활동의 대상인데 이를 이루려면 시민들의 문화, 태도, 교육 등 노력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에 ‘사회적 저탄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체 에너지 연구, 대안적 식(食)문화, 업사이클링, 숲 보존 등을 실험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공유와 전환 개념을 주제로 교육과 포럼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 이색 공방(工房)을 하나 소개한다.

Ⓒ픽사베이

비전화공방

파크 정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초원의 집 같은 카페가 있고 주변엔 너와 지붕 작업장과 텃밭, 화덕 등이 있다.

이곳이 바로 비전화공방(非電化工房: 전기와 화학제품을 쓰지 않는 공방) 미니 마을인데 파크 방문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 공방을 운영하는 분이 이민영 단장이다. 그녀는 자연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어릴 때 자연의 변화가 너무 궁금해서 이를 관찰하여 가설을 만들어 교무실로 가면 ‘이런 쓸모없는 걸 궁금해 할 시간에 교과서나 더 보라’는 답변만 들었어요. 그렇다면 살면서 뭘 배워야 하는지,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의 구분은 누가 규정하는지가 궁금했어요. 더불어 시민의 힘에 대해서도 궁금했지요.”

이런 질문들에 답을 얻을까 교육을 전공했지만 명쾌한 답은 없었다. 그래서 이런 과제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필요하겠다 싶어 평생학습을 배우고 시민교육 분야 일을 했다. 그러나 늘 실질적 해법을 만드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그러다 만난 곳이 서울혁신파크 비전화공방.

“ 이곳에서는 백여 개의 비전화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누구나 쉽게 접근하도록 방법을 공유해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개인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적용해볼 여지가 있고, 기술을 도구삼아 삶의 전환을 모색하는 점은 기존에 해보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간 30여명의 제작자들이 1년 이상 제작, 건축, 농사, 에너지 등의 기술을 익혀 사회로 나갔다.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하여 에너지의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로 지은 오프그리드(off-grid. 외부에서 에너지를 제공받지 않고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는 생활방식) 건축물인 비전화 카페도 선을 보였다. 공방은 3년간 교육과 제작자 육성에 집중하다가 올해부터는 비전화 사업으로 방향을 튼다. 더 많은 사람이 비전화 모델로 사회를 바꾸는 걸 돕기 위해서다.

나는 처음에 비전화 공방을 ‘문명을 거부하고 중세로 돌아가자는 건가?’ 비웃었었다. 그러나 숙고할수록 비전화는 ‘오래된 미래’ 그 자체다. 현대의 기술과 과거의 지혜로운 삶이 만나는 접점이다. 그래서 넓은 땅을 관리하는 하이원리조트(부지에 비전화 마을을 만들고 콘도에는 비전화 장비를 설치해서 투숙객들이 비전화를 체험), 서울 시설공단, 서울 숲과 서울 식물원 운영자들을 만나 비전화를 소개하고 적극적 적용을 추천 중이다.

대규모 아파트, 종합대학교도 가능하고 현대자동차나 에너지 공사, 정유회사 등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확산이 되면 한국은 경제 선진국을 넘어 사회적 저탄소 선진국이 된다. 일반인과 학교도 일주일에 하루 전기와 화학제품을 덜 쓰는 비전화 데이(Day)가 가능하다. 산불과 초미세먼지의 지구가 무섭다면 2020년에는 무너져가는 '쥐구를 위해 쥐혜롭게' 비전화를 실천해보자.

일단 파크 비전화카페를 방문해서 그 가능성을 체험해보시길.

 황인선

현 서울혁신센터장. 경희 사이버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겸임교수.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KT&G 미래팀장, 제일기획 AE 등 역임. 컨셉추얼리스트로서 마케팅, 스토리텔링, 도시 브랜딩 수행. 저서 <꿈꾸는 독종>, <동심경영>, <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컬처 파워>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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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ishw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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