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최원병 여론 불식 못하면 반이성희로 이어질 수도

지난달 31일 24대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된 이성희 회장이 당선증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2024년 1월 말까지 농협중앙회를 이끌게 된 이성희 회장(24대)이 최원병 전 회장(21·22대)의 그림자를 벗어날지 주목된다. 이성희 회장은 최원병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혀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끝난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직 회장 간 대리전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최원병 전 회장 측은 이성희 회장, 김병원 전 회장(23대) 측은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을 밀었다는 것이다. 이성희 회장은 결선투표에서 유남영 조합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대리전 얘기는 나름대로 근거를 갖추고 있다. 이성희 회장은 최원병 전 회장 재임 시절인 2008~2015년 농협중앙회 핵심 요직으로 알려진 감사위원장을 지냈다. 유남영 조합장은 김병원 전 회장과 같은 호남 출신으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를 시작한 이성희 회장으로선 최원병 전 회장의 영향력을 제어해야 한다. 인사와 조직 개편 등을 할 때마다 최원병 전 회장이 거론되면 이성희 회장의 조직 장악력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최원병 전 회장을 비토(거부)하는 여론 때문이다.

최원병 전 회장은 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출범, TV홈쇼핑 진출 등 여러 업적을 남겼다. 다만 8년 동안 장기집권하면서 반대파가 형성됐다. 반대파가 내세운 인물이 김병원 전 회장이다.

23대 농협중앙회장 불법 선거 형사재판에서도 반(反)최원병 분위기가 드러났다. 일부 증인들은 ‘최원병 전 회장 측근인 이성희 후보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성희 회장은 23대 회장 선거 때 김병원 전 회장에게 졌다. 반최원병 여론에 일격을 당한 셈이다. 그가 여전히 최원병 전 회장의 영향을 받는다면 반최원병은 반이성희로 바뀔 수 있다. 이성희 회장의 선택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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