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칼 같은 성격 누르고 아들 조원태 회장 감싸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아들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명희 고문ⓒ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1968년에 나온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지금 눈으로 보면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끊을 수 없는 혈육의 정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죠.

지난 4일 아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한다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입장문을 읽으면서 미워도 다시 한번 생각이 났습니다. 이명희 고문도 자식 앞에선 한없이 약한 어머니임을 새삼 느껴서죠. 정석기업은 한진그룹 부동산과 건물을 관리하는 비상장 계열사입니다.

조원태 회장은 이명희 고문에게 곱기만 한 자식이 아닙니다.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어머니를 찾아갔다가 유리창과 꽃병을 깨는 등 큰 소란을 일으켰죠. 이명희 고문도 부드러운 스타일이 아니고요. 오히려 불칼(매우 급한 성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한다는 심정으로 어머니가 자기 성격을 누르고 못난 아들을 용서한 겁니다.

물론 이명희 고문의 마음에 자식 사랑만 있진 않습니다. 조원태 회장과 한진그룹 경영권을 다투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이명희 고문 딸이죠.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과 손잡고 전문경영인제 도입을 천명했습니다. 이명희 고문으로선 75년간 이어져 온 한진 오너가를 지키기 위해 조원태 회장을 도울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의 지원으로 조원태 회장 측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우호 지분은 33.45%로 늘어났습니다. 안심하긴 이릅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 우호 지분이 31.98%나 되니까요. 승자는 내달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 가려집니다. 딸이 아닌 아들을 택한 이명희 고문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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