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칼럼=신재훈]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새해목표를 잘 세우는 것만으로도 한 해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이세상 누구도 올 한해는 어렵고, 힘들고, 스트레스 많이 받고, 불행하게 살자는 부정적인 목표를 세우지는 않는다. 모든 인간은 공통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을 인생의 궁극적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 삶의 목표가 같다고 해서 모두가 똑 같은 새해목표를 세우지는 않는다.

백인백색이라는 말처럼 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생각도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상황과 이유도 제 각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현재의 만족이 행복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미래의 더 큰 행복을 위한 현재의 희생과 노력이 보람, 뿌듯함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행복을 위한 새해목표를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개인의 행복성향, 즉 내가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것은 학업, 직업, 결혼, 자녀양육, 은퇴 등 삶의 주요 이슈에 따른 인생주기다. 마케팅에서 PLC(Product Life Cycle, 제품 수명주기)가 제품 출시 이후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인생주기 또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나이(시간)에 따라 변한다.

가령 24살 무렵까지는 학교를 다니고, 졸업 후 취업을 하고, 결혼 해서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고, 은퇴를 하고, 생을 마감한다.

모두가 경험했듯 학창시절 행복은 예외 없이 공부 잘해서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이고, 직장생활 동안은 능력(단지 일을 잘하는 업무 능력만이 아니라 혈연, 지연, 학연을 잘 활용하는 네트워킹 능력, 그리고 윗사람의 비위를 잘 맞추고 즐겁게 하는 엔터테이닝 능력, 심지어는 조직에서 줄 잘 서는 능력까지 실로 다양하다)을 인정받아 남들보다 빨리 승진하고, 더 높이 올라가고, 연봉도 더 많이 받고, 더 오래 다니는 것이다.

이렇듯 개인의 성향, 그리고 인생주기라는 두 가지 요소들을 제대로 반영한 경우에만 새해목표가 현실적인 삶의 지침이 될 수 있다.

Ⓒ픽사베이

행복을 주는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현재시점에서의 행복, 즉 일상에서의 정신적, 물질적 만족감이다.

또 다른 하나는 미래시점에서의 행복, 즉 현재의 희생과 노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얻어지는(얻어질 수 있다고 믿는) 성공이라는 이름의 성취감이다.

극단적인 경우 큰 성취를 포기하는 대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선택하기도 하고, 성공 또는 성취라는 목표를 위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이러한 양극단 사이의 어는 한 지점에 있다.

어쩌면 상황에 따라, 인생 주기에 따라, 개인의 성향에 따라, 기분에 따라 이러한 양극단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을지도 모른다.한쪽을 선택한 경우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느끼며 항상 후회한다.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새해목표를 세우는 방식 또한 이러한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나는 성취감, 즉 미래를 위한 목표를 수립하는 경우다.

또 다른 하나는 일상의 만족감, 즉 현재를 위한 목표를 수립하는 경우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미래의 성취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도록 강요 받는다. 현재의 만족을 얻기 위한 목표 보다는 미래를 위해 더 중요하고 더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얻기 위한 목표를 세운다.

이를테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친구들과 노는 대신 공부를 한다거나,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연애 대신 학원을 다닌다거나,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대신 야근과 휴일근무를 밥 먹듯이 하는 등 자기 자신을 성장, 발전시키고 미래를 위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복되는 현재의 고통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현재를 충실히 보냈다는 뿌듯함으로 위안 받는다. 젊은 시절의 이러한 목표는 바람직할뿐만 아니라 야심 있고 진취적인 젊은이라면 응당 그래야만 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이 경우에 따라서는 인생을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과에 따라 그간의 고생이 보람일 수도 있지만 막심한 후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쪽의 목표만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한다면, 목표달성에 실패할 경우 허탈함과 후회가 더 크게 밀려오기 마련이다. 미래라는 이름으로 희생된 현재가 너무나 안타까울 것이다.

은퇴인들은 당연하고, 혹시라도 이 글을 읽게 될 젊은 세대를 위해 "미래를 위해 일방적으로 현재를 희생하기"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균형(Balance)”을 잘 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꼭 하고 싶다. 요즘 유행하는 일과 일상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과도 맥을 같이 한다.

라이프가 현재의 즐거움이라면 일은 어쩌면 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일과 일상,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균형을 맞추는 손쉬운 방법은 목표 수립 단계부터 일과 일상 그리고 미래와 현재의 균형잡힌 목표를 세우고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매번 현재를 희생하다 보면 인생의 단 하루도 행복한 날이 없을 것이다. 평생 불행한 현재를 사는 것이 될 것이니 말이다.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도 인생의 중요한 시간이다. 아니 어쩌면 미래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유일하게 존재하는 시간은 “이미 지나간 현재”인 과거도 아니고 “아직 오지 않은 현재”인 미래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는 우리가 온몸으로 지각하고, 사고하고,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며, 우리의 노력과 실천을 통해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다시 말해 내가 살아있는, 그리고 살아가는 유일한 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현재를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을 사는, 그리고 풍요로운 미래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외쳤던 이 말을 기억하자.

“Carpe diem“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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