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미디어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 쪽에서는 기성 언론을 싸잡아 매도하기도 한다. 이때 자주 운위되는 단어가 ‘레거시 미디어’ 혹은 ‘올드 미디어’다. 

의미 규정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범박하게 보자면 역사가 오래된 신문과 방송을 떠올리면 얼추 맞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쪽에서는 뉴미디어가 아직까지 대세가 되기엔 이르다고 주장한다. 콘텐츠의 재기발랄함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의 사회적 의미와 신뢰도에는 박한 점수를 준다.

사실 ‘올드’와 ‘뉴’는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이라서, 우리가 흔히 올드미디어라 부르는 것들 중에서도 더 올드한 매체가 있고, 보다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 이 둘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보는 것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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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올드와 뉴를 단순히 해당 매체의 창립일을 기점으로 나누는 것도 난센스다. 숙성된 노하우를 토대로 놀라운 혁신이 나타나기도 하고, 반대로 뉴미디어를 표방하면서도 기성 매체의 구습을 반복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인간도 그렇지 않은가. 생물학적 나이테가 그 사람의 젊음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처럼.

SNS도 어떤 것은 이미 한물이 갔고, 또 어떤 것은 몇 년 뒤면 굉장히 촌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오늘의 뉴미디어가 내일의 올드미디어가 되고, 어제의 올드미디어가 또 어떤 트렌드와 조응되어 다시 뉴미디어의 호칭을 부여 받는다. 세상은 요지경이다.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생각만큼 만만치 않은 화두다.

그러다가 아래 문장과 조우했다.

“올드미디어는 없다. 올드한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을 뿐이다.”

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의 본부장이 한 말이다. 올드미디어는 없다고 단언하며, 올드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문제시했다. 짧은 문장인데, 의표를 찌른다.

올드미디어든, 뉴미디어든, 혹은 더 올드미디어든, 덜 뉴미디어든.

낡은 마인드는 훌훌 벗어던지고, 독자 혹은 시청자의 목소리에 보다 귀 기울이는 자세를 갖고 위의 말을 곱씹어보자.

건강하고 다채로운 미디어 생태계 조성에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고 말이다.

“<오피니언타임스>은 올드미디어일까, 뉴미디어일까?”

라는 실없는 자문을 해본다.

<오피니언타임스>이 언제나 ‘젊은’ 매체로 남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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