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예지의 생각으로 바라보기]

[청년칼럼=곽예지] 인스타그램이 재밌다. 중독자는 아니다. 그럼 인플루언서라도 되나? 그건 더더욱 아니다. 팔로워 백 명 남짓의 평범한 사용자일 뿐이다. 하지만 내게 ‘인스타그램’은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채널이다. 인스타그램을 잘 활용해서 얻은 이득과 재미도 많다.

가장 먼저, 피드를 꾸며 나를 표현하는 것이 흥미롭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지, 무슨 일을 해왔는지 등. 피드를 통해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다.

‘보여준다’는 단어로 인해 과시라는 부정적 면모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테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세수를 하고, 눈썹을 정리하고,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 입는 것이 적절한 나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과정일 뿐, 진정성이 결여된 것이 아니듯 현대 사회의 인스타그램이 그렇다는 것이다.

픽사베이

종종, ‘이렇게 편리하고 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내보일 수 있는 포토폴리오가 또 있을까?’ 생각하곤 한다. ‘예지는 책을 쓴 적이 있고, 글을 좋아하는 것 같고, 옷이나 꾸미는 것에도 관심이 있어 보이네’라는 사실을 단박에 파악하기에 인스타그램 피드만한 게 또 있을까. 더구나 사진 중심으로 꾸려져 짧은 시간에 직관적으로 알기도 쉽다.

두 번째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경험을 선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험이 경력이 되는 시대에 이를 선물 받는다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다. 나는 인스타그램 댓글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 영화를 보기도 하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의 강연에 초청받기도 하고, 전시회 후기 이벤트에 선정되어 옷을 선물 받기도 했고, 영화를 본 후 느낀 점을 진정성 있게 적어서 값나가는 공연 티켓을 받아 관람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편집샵의 일반인 모델에 선정되어 멋진 옷들을 잔뜩 입고 촬영 한 적도 있다!

내가 이런 것들을 누리기 위해 한 것은 ‘정보 수집’, ‘관심 표현’, ‘진정성 어필’. 이 세 가지였다. 일단 내가 관심 있는 분야와 관련된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정보를 수집한 후, 관심을 보이며 왜 그것에 관심이 있는지 진정성 있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댓글을 다는 것이다.

거듭 생각하지만, 돈을 주고서라도 경험을 사야하는 시대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에게 먼저 다가오는 경험이란 것들은 실로 매력적이다.

셋째, 인간관계에 도움이 된다. 인스타그램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과의 어색한 공기를 물 묻힌 붓처럼 자연스럽게 번져나가게 만들어준다.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를 봐오기 때문에 오랜만에, 혹은 처음 만나도 어색하지 않다. ‘저번에 스토리 보니까 여행 다녀온 것 같던데? 어땠어?’ 라고 자연스레 물으면서 대화가 오고가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인스타그램의 빅데이터 기반 광고가 주는 유용함이다.

“와... 이런 곳은 어떻게 알았어?” 굉장히 멋스러운 카페의 문을 열자마자 놀란 친구에게 들은 말이다. 평소에 좋은 공간에 관심이 많아서 가고 싶은 곳들도 다 팔로잉을 해놓는데, 어느 순간부터 광고에도 좋은 맛집과 카페들이 추천으로 뜨기 시작했다. 그런 광고들을 지나치지 않고 한 번씩은 꼭 들어가 보고 피드를 둘러본 후, 내 스타일이면 가고 싶은 곳 목록에 또 추가한다. 이렇게 쌓여있는 멋스러운 공간을 준비한 뒤, 친구를 만나서 함께 가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광고의 경우에 확증편향의 문제도 조심해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좋은 방향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어준다.

이 밖에도 디엠을 통한 교류, 내적 친밀감 등 인스타그램으로 얻은 도움들이 많지만, 압축해서 정리를 해보았다. 물론,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인스타그램이 절대적인 행복이고 이것만이 나에게 기쁨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더부룩하게 쏟아지는 사진의 행렬에 지칠 때면 나도 가끔씩 앱을 지웠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깔곤 한다.

다만 내 손 안에 들어온 인스타그램을 가볍게 쥐고 즐겁게 사용한다면, 나도 모르는 새 재미있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때도 찾아들 것이다.

    곽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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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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