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정주의 좌충우돌]

[논객칼럼=맹정주/ 블로그]

작년 말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체코 프라하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 유산에 등재된 프라하 시가 보고 싶었고, 체코의 건국대통령인 토마스 마사리크(Thomas G. Masaryk)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했다. 4일 간의 짧은 기간 동안 프라하를 일일이 관광할 수도 없었고, 마사리크의 유적을 제대로 찾아 볼수도 없는 짧은 여정이었다. 프라하에 도착한 다음날 택시를 타고 마사리크 박물관을 찾아갔다. 아마도 프라하에서 40분 정도의 거리였던 것 같다.

마사리크 박물관 모습. 마사리크 체코 건국 대통령이 말을 타고 있는 동상이 보인다 @맹정주

자그마한 시골 동네, 아담한 건물에 그의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건물 앞에는 말을 타고 있는 그의 동상도 있었다.

조그마한 박물관 안에서 그의 생애에 대한 설명 자료를 읽을 수 있었고, 전시돼 있는 유물들을 볼 수 있었다. 박물관 인근에는 그가 일주일에 며칠 씩 보냈다는 별장도 있었지만 별장 문을 여는 계절이 아니라서 들어가지는 못하고 박물관에서 그의 생활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프라하에 있던 기간 중 마사리크의 동상을 세 군데서 볼 수 있었다.

체코 칼로비 배리(karlovy Vary) 에 있는 마사리크 체코 건국대통령 동상 @맹정주

마사리크박물관 앞, 프라하 성 가는 길, 그리고 칼로비 배리(Karlovy Vary) 마사리카로(路)에 그의 동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변변한 동상 하나도 없다.

10년전, 베트남 하노이의 호치민 묘(墓)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아침부터 묘의 정문에서부터 그의 시신이 안치된 건물까지 꽤 긴 거리를 줄을 서서 들어가야 했다. 내 앞 쪽에는 수십 명의 유치원 생들이 줄을 서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시신이 안치된 건물 100여m 전방에서 인솔 선생은 아이들의 머리에 쓴 모자를 벗게 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국부(國父)인 호치민에 대한 존경심을 어린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우리는 이승만 건국대통령을 분열을 일삼는 독재자로, 미국의 주구(走狗)로 폄하하고 있다. 건국대통령을 이렇게 대접하는 나라가 있는가!

우리나라는 2차대전 후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간 세계 유일의 국가이다.

맥아더 장군을 만나는 이승만 대통령(사진 가운데) 과 활동상황 @사진 이승만학당 홈피 캡쳐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잘 살게 되었을까? 그리고 잘 살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이승만 박사가 6.25 직전 농지개혁, 반공포로 석방(1954),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 의무교육(1954) 등 탁월한 치적을 남겼지만,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근본 원인은 그가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건국해냈고, 휴전 후 한미방위조약을 체결해 나라의 안전보장 체제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그의 최대의 업적이라고 생각한다.1945년 이후, 미 군정시대, 극심한 혼란기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운 것은 하나의 기적이었다. 동구와 아시아 대륙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고, 당시 여론 조사도 국민들의 대다수가 사회주의국가를 선호했다. 미국도 신탁통치와 좌우합작 정부를 강권했다. 이 박사는 신탁통치와 좌우합작이 공산주의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을 거부했다. 이 박사가 아니었더라면 오늘 우리는 아마도 김정은 치하에서 신음하고 있을지 모른다. 한미방위조약은 우리나라가 적은 국방비로 나라를 지킬 수 있게 하였고, 60년대 이후 경제 발전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6.25로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운 지경에서 전쟁을 치렀고, 나라를 보전했다.이후 잿더미가 된 나라를 복구하고,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미 정부 관계자와 회의하는 이승만 대통령@사진 이승만학당 홈피 캡쳐

어떻게 이런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었을까. 그는 국제 정세에 해박했고, 탁월한 통찰력과 선견지명을 가진 ’천재‘였다. 확고한 건국 비전과 굳센 의지를 가진 대담한 실천가였다. 이승만의 선견지명 있는 탁월한 리더십이 우리가 잘 살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뒤를 이어 박정희 대통령의 뛰어난, 강인한 리더십이 국민의 에너지를 모아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우리 모두 이 분들께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낳고,길러주신 부모님을 공경하고, 가르쳐 주신 스승을 존경하듯이 이 분들을 존경해야 한다.

나라가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에 처해 있다. 건국 후 우리 국민들이 땀 흘려 만들어온 나라가 총체적으로 무너져내리는 것 같다. 안보도, 외교도, 경제도, 교육도... 어느 한 분야도 온전한 곳이 없게 되었다. 양식 있는 국민은 흔들리는 한미동맹이 불안하고, 지나치게 중국 눈치 보는 게 짜증나며,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되는 대일 정책에 황당해 한다. 교육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현 정부의 퍼주기식 소득주도성장 정책, 반(反)기업 정책, 탈(脫)원전 정책 등이 지속되면 이 나라는 장래 베네주엘라 같은 3류 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온 나라가 비상 상태에 빠졌다.

지난 1월 하순 발생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지역은 물론 군대, 교도소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초기에 정부가 감염원의 입국을 차단했어야 하는데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커다란 실책이었다. 여기에 마스크 하나 제대로 공급 못하는 정부에 국민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 3월 6일 현재 100개 이상의 국가가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속의 섬처럼 고립되고, 국가 간 통상은 물론 문화, 스포츠 등 모든 교류가 올 스톱될 것 같다. 그런데, 이 병을 멈추게 하는데 정부의 리더십이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커다란 걱정거리다. 1997년 IMF 사태 이상의 국가적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위기의 시대에 이승만 대통령의 리더십을 생각한다. 그의 선견지명 있고, 통찰력 있고, 단호한 리더십을 생각한다.우리는 이승만 건국대통령에 대해 너무 모른다. 우리 국민은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이념과 그가 어떻게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웠고, 전쟁을 치뤘고, 나라의 기틀을 세웠는지 알아야 한다. 학교의 역사 시간에서는 가르치지 않으니 책을 사서 읽거나 전문적인 강연이라도 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어떠한 댓가를 치르더라도 자유를 지키고, 나라를 보전해야 한다. 현재의 총체적인 위기에서 탈피하여, 발전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 지 곰곰히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맹정주

  전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전 국무총리실 경제행정조정관 

  전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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