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코로나19·대산공장 사고… 악재 극복 위한 구조조정 가능성 높아

실적 악화와 코로나19 등 연이은 악재로 고전하는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롯데그룹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인사 대상인 임원들은 정말 피가 마를 겁니다.”

최근 만난 재계 관계자가 들려준 얘깁니다. 일리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롯데가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 양대 사업으로 꼽히는 유통과 화학 부문의 실적을 보겠습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액 17조6328억원, 영업이익 427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18년보다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28.3% 하락했죠.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백화점, 마트, 슈퍼, 전자제품 전문점(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출 감소가 주요인입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매출액 15조1235억원, 영업이익 1조1076억원을 거뒀습니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5.9%, 영업이익은 43.1% 내려갔습니다. 롯데쇼핑처럼 업황 부진과 사업 환경 변화가 겹쳤죠.

화불단행(禍不單行·불행은 홀로 오지 않는다는 뜻)일까요. 롯데에 실적 반등은커녕 하락세를 막기 버거울 만큼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코로나19로 국내외 경기가 얼어붙었죠. 백화점, 마트, 슈퍼, 하이마트 매장엔 고객이 뚝 끊기고 석유화학 제품 수요도 줄어들었습니다. 여기에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폭발 사고가 더해졌습니다.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롯데 총사령탑인 신동빈 회장으로선 어떤 형태로든 타개책이 필요하다고 여길 법합니다. 그는 지난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통 점포 200개를 연내 폐쇄하겠다고 했습니다. 과거 성공 경험을 버려야 한다고도 했죠. 구조조정에 중점을 둔 말입니다.

롯데는 안정적 고용을 보장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롯데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서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롯데에 새로운 선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총자산 115조여원·계열사 95개(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를 보유한 거함 롯데호를 휩쓸 칼바람이 어느 정도일지, 재계의 시선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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