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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가 능사 아니다[양원희의 현실경제 속으로]
양원희 | 승인 2020.03.16 15:53

[논객칼럼=양원희] 코로나19로 우리를 포함한 세계금융시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한 공포감으로 위험자산을 축소하려는 매도가 일시에 몰리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다급한 상황에 처한 중앙은행 총재들은 앞다투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있고, 우리 한은총재도 금리인하를 위기극복 수단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유발된 실물경제의 침체와 주식시장의 불안은 금리인하로 해결될 문제가 절대 아니다. 금융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공포심리가 실물경제를 급격히 위축시킨, 전혀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이다. 이미 금리는 사상 최저로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지만, 한은이 기대하는 경기활성화 효과 보다는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 부동산투기가 한국경제에 무거운 짐이 된 상태이다.

금리인하는 이미 정책효과를 잃은 상태이고, 코로나19와 같은 외부충격에 조건반사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여력도 사실 없다. 그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닥칠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로 외환시장이 흔들리면, 오히려 시중금리가 급등할 수 있고, 부동산시장의 급락과 금융기관 부실화, 외환위기로 파급되면 지금보다 훨씬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국면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금리인하, 효과 없어

이주열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금융정책은 금리인하에는 신속하고, 금리인상에는 지나치게 신중한 금융완화정책 일변도였다. 그리고 미국의 금리결정에 눈치를 보며 금리인하에는 재빨리 동참하면서, 금리인상에는 애써 외면하는 쉬운 선택만을 해왔다.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내세웠고,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고민한 흔적이 없다. 즉, 금리를 올려야 할 시점에 몇 번이나 실기하고 못 올려서, 이미 금리가 충분히 낮은 상태라 갑자기 닥친 위기국면에도 금리를 내릴 여력이 없다.

이번에도 증시불안에 대응하는 명분 하에 금리를 인하했지만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미 시중에는 유동성이 풍부해도 기업은 투자에 나서지 않고, 가계는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금리인하가 소비증가로 연결되기 어렵고, 가장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저금리 혜택을 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외환시장에 잘못된 사인을 주어 원화가치 하락과 해외자금 유출로 연결될 수 있고, 부동산 투기자금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줄 수도 있어 효과는 없이 부작용만 만들어낼 수 있다.

이미 한은은 2020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그동안의 금리인하로 통화량증가율이 높아졌으며, 민간신용도 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반면에 통화의 유통속도는 하락하고 있어 기업과 가계의 신용증가가 투자나 소비로 이어지는 파급효과가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금리인하를 해도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는 약화되고 생산유발효과가 작은 부동산부문으로 흐르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한은 자신이 금리인하는 정책효과가 없으므로 쉽게 선택할 정책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금리인하보다 장기적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을 준비해야

픽사베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여, 장기화될 경우 우리경제에 더 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코로나사태가 쉽게 진정되어 경제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잡히지 않고 글로벌하게 확산하고, 장기화된다면 실물경제뿐 아니라 금융, 외환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상 국제경제상황에 따른 충격이 크고, 자본유출입이 자유로워 해외투자자금이 일시에 유출될 위험이 있다. 기축 통화국이 아닌 국가로서 외환위기는 항상 감당하기 어렵고 그 충격이 매우 크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이 우리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 주식매도가 집중되고 채권시장에서도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면 외환시장이 불안해져 시중금리가 급상승하게 된다. 이는 부동산가격 급락, 1600조의 가계부채 부실, 금융기관 부실로 연결되고 국가신용도 하락, 경기침체 가속화 등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지금은 단기적인 금리인하 보다는, 잠재적인 금융불안 가능성을 차단하는 금융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강구해야 할 시기이다. 가능성이 낮더라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닥쳐올 위기시나리오를 가정하여, 각 경제주체들이 사전대비를 할 수 있도록 금융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여야 한다. 부동산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가계부채를 강력히 축소시키고,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강화하고,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앞당기고, 외화자산의 유동화를 준비하는 방안 등 다양한 금융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선거와 여론에 편승하여 지금까지와 같이 금리인하를 쉽게 채택하여 효과도 없이 금리만 낮춰놓고,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주는 금융위기 상황에는 정책수단이 없어 허둥지둥 대면 안 된다.

코로나19는 국내에 국한한 위기가 아니며, 금리인하로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경제현상이 아니므로, 실물경제, 금융시장, 외환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위기가 올 수 있음을 대비해야 한다. 즉, 어떠한 위기상황에도 금융시장 안정을 지킬 수 있는 전방위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국민에게 제시해야 할 때다.

양원희

 (주)아이브인베스터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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