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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은퇴생활 36] 슬기로운 집안생활
신재훈 슬기로운 은퇴생활연구소장 | 승인 2020.03.17 09:07

[논객칼럼=신재훈]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뿐만 아니라 집에 있는 동안 어떻게 하면 무료하지 않고 유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안겨준다.

이번 글에서는 예고한 대로 이 문제에 대한 내 나름의 해결방법을 제시해 볼까 한다.

백인백색이라는 말처럼 사람마다 해결방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생활 환경과 조건,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모범답안은 없다.

따라서 어설픈 모범답안 대신 비교적 외부 활동이 많은 내가 어떤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바램이 있다면 나의 사례가 은퇴인들에게 참고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부산에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조심스럽게 평소 생활을 유지했다. 부산에서 감염자가 확인된 후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집안에서만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생각만으로도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그런 숨막힘을 떨쳐버리고 각오를 다지기 위해 처음으로 한 것이 마인드 세팅이었다.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조급한 마음과 필요 이상의 근심을 없애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피한다고 피할 수도 없는 문제인 만큼 상황을 있는 그대로 현실로 받아들이고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긍정의 마인드로 무장했다.

집 중심의 생활을 시작한지 몇 주가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구체적인 계획을 짜기에 앞서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기 위한 정신 무장이 슬기로운 집안생활을 위한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후 마음이 안정되고 평상심을 찾게 되자 막연했던 해법이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마인드 세팅을 통해 평상심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자신에게 알맞은 최적의 해법을 찾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는 얘기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마인드 세팅을 할 것을 권한다.

내가 만든 계획의 기본 방향은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 다시 말해 그동안 해왔던 일상생활의 기본 루틴을 가급적 유지하는 것이다. 이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라이프스타일의 급격한 변화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우리를 긴장시키고 스트레스와 위기감을 느끼게 만든다. 따라서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평상심을 유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평소에 하던 대로 활동을 하되 외부에서 하던 활동들을 집에서 똑같이 하거나,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집에서 할 수 있는 유사활동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외부 활동들 중 불가능한 몇몇 활동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하다.

내가 평소 했던 외부 활동들을 어떻게 대체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다음과 같다.

픽사베이

          1.바닷가 산책

(Before) 매일 오전 오후 하루 두 번 바닷가 산책

(After) 오전 산책은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는 것으로 대체

오후 산책은 가급적 사람들이 적은 시간과 코스를 선택하여 바닷가 산책

단, 사람들이 많은 주말은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는 것으로 대체

 

2.피트니스

(Before) 매일 저녁 4시간쯤 피트니스에서 근력운동, 스파, 사우나

(After) 근력운동은 집안에서 하거나(그동안 모셔놓았던 가정용 운동기구를 잘 쓰고 있음)아파트 단지 내 야외 운동기구를 사람이 없는 시간에 이용

스파와 사우나는 집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는 것으로 대체

 

3.점심 식사

(Before) 매일 집 주변 또는 해운대, 송정, 기장의 맛있고 가성비 높은 음식점에서 외식

(After) 평일 주 2회 이내로 횟수를 줄이고 가급적 사람이 많지 않은 늦은 시간에 테이블 간격이 넓거나 별실이 있는 음식점에서 외식

나머지 평일 및 주말은 자주 다니는 검증된 음식점에서 배달(배달이 안될 경우 사람이 거의 없는 시간에 테이크 아웃)하여 집에서 식사

 

4.문화 활동(문화회관 강의 수강, 도서관, 서점, 영화, 공연 전시회 등)

(Before) 주 1회 정도 각 항목별 외부 문화 활동

(After) 문화회관 강의, 도서관, 서점: 집에서 책, TV 다큐, 유튜브 등 관련 컨텐츠로 대체

공연, 전시: 집에서 TV 다큐, 유튜브 등 관련 컨텐츠로 대체

영화: 집에서 VOD 영화 및 TV 영화 채널 활용

 

계획을 수립하면서 가졌던 또 하나의 생각은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런 때가 아니면 할 엄두도 못 내는 그런 일들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는 또한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의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외부활동에 순위가 밀려 계속 미뤄왔던 일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하나 실천했다.

어려운 서적 정독하기, 두껍거나 시리즈로 된 양이 많은 서적 완독하기, 힐링 서적 다시 보기, 만화책 보기, 고전 영화 다시 보기, 시리즈 영화 전편 몰아보기, 드라마 몰아보기, 여행/문화/예술 다큐 보기, 세계 유명 박물관/미술관 다큐 보기, 새로운 연재 글쓰기 등이 그것이다.

그냥 집에서 하루 종일 책보고, 만화보고, TV 보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하겠지만 차원이 다르다. 전자가 그냥 집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때우기 위한 수동적 행위라면, 후자는 평소 하고 싶었던 실내 활동 버킷리스트에 따라 하나하나 성취해 가는 목적의식적 행위인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내가 얻은 소중한 경험은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의 리스트가 만들어졌고 실전을 통해 검증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그것은 향후 나이가 더 들어 거동이 불편하여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질 때를 위한 일종의 예행연습으로서 유용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는 마음가짐과 대처하는 자세에 따라 그냥 악몽으로 기억될 수도 있고 미래를 위한 유용한 경험으로 기억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기억되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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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슬기로운 은퇴생활연구소장  news34567@nonga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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