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서울대 교수팀이 연구… 사이언스 표지 논문 선정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박정원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나노 입자 3차원 구조 분석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은 나노 입자 3차원 분석 사진ⓒ삼성전자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삼성전자가 국가 미래과학기술을 키우기 위해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이 큰 열매를 맺었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진행하는 연구 지원 사업이다. 지원 기간은 최장 5년이다.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고등과학원 등에 재직 중인 연구 인력 7300여명이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과제 561개에 연구비 7189억원을 집행했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기초과학연구원 나노 입자 연구단 박정원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팀이 나노 입자 3차원 구조를 0.02나노미터(10억분의 1m를 뜻하는 단위) 정확도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다.

박정원 교수팀 연구 결과는 학계에서 난제로 여겨진 나노 입자 표면 구조와 변화 요인을 규명한 것이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는 3일자 표지 논문으로 박정원 교수팀의 성과를 선정했다.

나노 입자는 수십~수백개 원자로 이뤄진 1나노미터 이하 물질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료전지 촉매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MRI) 조영제 등에 사용된다. 조영제는 장기나 혈관을 더 정확히 볼 수 있도록 만드는 약물이다.

삼성전자에 의하면 나노 입자는 매 순간 바뀌고 형태도 달라진다. 이를 포착해 활용하면 디스플레이 색 순도를 높이거나 연료전지 촉매 성능을 끌어올리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단백질 구조 분석을 통한 신약 개발 등 생명공학에도 응용 가능하다. 나노 입자 구조를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지금까진 나노 입자 크기나 형상을 2차원적으로 관찰했다. 3차원 정보는 확인 불가능했다. 박정원 교수팀이 한계를 깼다. 박정원 교수팀은 회전하는 나노 입자를 연속 촬영한 뒤 빅데이터 알고리듬(algorithm·문제를 풀기 위해 구체적으로 계산하는 절차나 방법)을 활용해 3차원 구조 분석 기법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박정원 교수팀은 백금(Pt)을 이용해 나노 입자의 3차원 배열을 확인하고 표면 구조 상태와 변화 요인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박정원 교수팀 연구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박정원 교수가 인연을 맺은 시기는 2018년 11월이다. 삼성전자는 나노 입자 3차원 분석을 해내겠다는 젊은 학자(당시 37세) 박정원 교수를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 박정원 교수는 1년 반 만에 결과물을 도출했다.

박정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쓰면 수많은 나노 입자 구조를 원자 수준으로 살펴볼 수 있다”며 “나노 입자 연구뿐 아니라 새로운 융합 연구에도 적용할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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