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말머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본 인상적인 문구 Ⓒ석혜탁 촬영

 

[청년칼럼=석혜탁] WORLD’S MOST FAMOUS BUILDING(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빌딩)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갔을 때 본 문구이다.

1930년대에 완공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40년 가까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군림했었다.

지금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전역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높은 마천루가 하나둘씩 생겨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빌딩’이라는 수식을 붙이기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전혀 부족함이 없다.

물리적인 높이보다 유명함에 대해 자신 있게 세계 최강임을 말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문화콘텐츠와의 다채로운 결합이었을 것이다. <킹콩>을 비롯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인디펜던스 데이>, <원더 우먼>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명작에는 어김없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등장한다. 세계인에게 이 빌딩이 그토록 친숙한 이유다.

‘the tallest’가 아니라 ‘most famous’를 말하는 것!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꼭대기까지 기어오르는 킹콩의 이미지. 이 강렬한 장면을 어떤 빌딩이 과연 이겨낼 수 있겠는가. 두바이, 상하이, 메카, 선전, 서울 등에서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화려한 초고층 빌딩들도 단시간에 극복할 수 없는 격차가 엄연히 존재한다.

물리적인 높이와 같은 하드웨어만 자랑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높이는 다른 국가가 신기술을 활용해 갈아치울 것이기 때문이다. 수치는 다른 수치에 의해 금방 대체된다. 

국내에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555m짜리 초고층 타워가 존재한다. 삼성동에도 이에 못지않은 건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이미 많은 문화콘텐츠에 녹아들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우리의 초고층 빌딩도 규모에 집착하기보다는 문화적 요소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명성은 미터(m)로 재단되지 않는다. 제일 높지는 않더라도, 가장 친숙한 그리고 두루 사랑받는 랜드마크를 보고 싶다.

 석혜탁

- 대학 졸업 후 방송사 기자로 합격. 지금은 기업에서 직장인의 삶을 영위. 
-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저자. 
- 칼럼을 쓰고, 강연을 한다. 가끔씩 라디오에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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