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경영 비리 2심 재판 본격화

효성 경영 비리 2심 재판이 지난 8일 서울고법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효성 표지ⓒ오피니언타임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효성 경영 비리 2심 재판이 본격화됐다. 조현준 회장 측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허위 급여 혐의를 강하게 반박했다. 조현준 회장이 HIS 신규 사업을 총괄하는 등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지난 8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심리하는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피고인은 조현준 회장, 김성남 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대표, 류필구 전 HIS·노틸러스효성 대표, 손현식 노틸러스효성(현 효성티앤에스) 대표, 한상태 전 효성 건설 퍼포먼스유닛(PU) 상무 등이다.

검찰은 2018년 1월 조현준 회장 등을 기소했다. 피고인들은 △GE 유상감자,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179억원 배임 △아트펀드에 조현준 회장 미술품을 들여보내면서 12억원 배임 △2002~2011년 HIS 직원이 아닌 한상태 전 상무에게 허위 급여 12억4300만원 지급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판결은 지난해 9월 나왔다. 재판부는 GE 관련 혐의는 무죄, 아트펀드 배임과 HIS 허위 급여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현준 회장 징역 2년, 류필구 전 대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한상태 전 상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김성남 전 대표와 손현식 대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조현준 회장을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2차 공판은 피고인 측의 프레젠테이션으로 진행됐다. 피고인 측은 아트펀드 배임과 HIS 허위 급여 혐의를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특히 HIS 허위 급여 부분은 상세한 설명이 이뤄졌다.

조현준 회장 변호인은 “HIS는 1985년 효성과 일본기업 히타치가 50%씩 투자해 만든 회사다. 사업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의 기업용 스토리지(데이터 저장 장치)를 들여와 국내에 파는 것이었다”며 “2000년까진 사업이 잘됐다. 그런데 히타치가 판매망을 다변화하면서 HIS 존립이 위태로워졌다”고 했다.

그는 “HIS는 사업을 확장해야 했다. 당시 HIS를 이끌던 류필구 대표는 조현준 회장이 신규 사업을 맡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전문 경영인으로서 히타치를 배려해야 하는 자기보다 조현준 회장이 신규 사업을 끌고 나가야 한다고 여긴 거다. 조현준 회장의 IT 네트워크가 넓은 점도 신규 사업에 유리했다”고 했다.

조현준 회장 변호인은 “조현준 회장은 HIS 신규 사업을 주도했다. 그는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비전위원회를 설치했다. 거래처를 찾기 위해 해외 출장도 많이 다녔다”며 “조현준 회장은 2003년 미국 맥산(Maxxan)과 쓰리파(3Par) 본사를 찾아가 경영진을 만났다. 맥산과는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조현준 회장은 일이 많아지자 류필구 대표에게 비용을 보전해달라고 했다. 두 사람은 차명 급여 지급을 택했다”며 “그렇게 한 이유는 조현준 회장이 상무나 이사가 하는 신규 사업 지휘를 담당한 모양새가 어색해서다. 히타치의 반발 가능성도 고려해야 했다. 조현준 회장이 HIS 업무를 길게 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다”고 했다.

조현준 회장 변호인은 “1심 재판부는 조현준 회장이 효성 지배주주로서 HIS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급여를 받은 건 부당하다고 한다”며 “주주가 경영진으로부터 현안을 보고받고 의견을 나눌 순 있지만 조현준 회장처럼 신규 사업부를 운영하진 않는다”고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내달 13일이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