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이던 생명보험 단숨에 강화… 인수 대금 2조3000억여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이뤄냈다. 사진은 윤종규 회장ⓒKB금융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사들였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5년 만에 또다시 대형 보험사를 인수했다. 푸르덴셜생명이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10일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과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을 결의했다. 이날 KB금융과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푸르덴셜생명 모회사) 간 주식매매계약도 이뤄졌다. 인수 대금은 2조3000억여원이다.

윤종규 회장은 ‘우산론’을 내세워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성사시켰다. 우산론은 비가 올 때 집에만 머물 이유는 없으며 우산을 미리 갖춰두면 정취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저금리 등으로 금융업이 힘든 상황이지만 좋은 매물이 있으면 인수·합병을 망설여선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동안 KB금융은 생명보험이 약했다. 손해보험은 빅3(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다음 4~5위권이지만 생명보험은 10위권 밖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푸르덴셜생명을 손에 넣은 KB금융은 생명보험 빅3(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를 위협하는 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푸르덴셜생명은 1989년 설립됐다. 지난해 영업수익 2조2600억여원, 영업이익 1920억여원, 당기순이익 1410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보험금 지급 능력 측정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isk Based Capital·RBC)은 425%를 기록했다. 생보사 중 최고 수준이다. 직원은 600여명, 전속 설계사는 2000여명이다.

이런 우량기업이 지난해 인수·합병 시장에 나왔다. 미국 정부의 회계 기준 강화 방침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을 제치고 인수자로 선정됐다.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은 우수한 직원들과 영업 채널을 갖고 있다. 그들의 역량을 존중할 것이다.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며 “금융업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KB금융과 푸르덴셜생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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