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브랜드 글래드 상표권 개인회사로 돌리고 수수료까지 챙겨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등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다루는 형사재판이 내달 21일 시작된다. 사진은 대림산업 표지와 이해욱 회장ⓒ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에 대한 형사재판이 내달 21일 시작된다. 그는 회사의 호텔 상표권을 이용해 사익을 편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심리하기 위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내달 21일 진행한다. 피고인은 이해욱 회장, (주)대림산업, (주)글래드호텔앤리조트 등이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대림산업 자회사다. 대림산업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대림산업 최대 주주는 지분 21.67%를 지닌 대림코퍼레이션이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보유 지분 52.3%)을 통해 대림산업과 나머지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이해욱 회장의 사익 편취 이슈는 지난해 5월 불거졌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대림산업과 옛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오너 일가 개인회사 에이플러스디(APD)에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 수수료를 지나치게 많이 지급하는 등 부당한 특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에이플러스디는 2010년 7월 이해욱 회장과 그의 장남 이동훈 씨가 각각 지분 55%, 45%씩 출자해 세운 회사다. 현재는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자회사로 분류된다. 2018년 7월 오너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 경영 쇄신을 위해 에이플러스디 지분을 오라관광에 넘겼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2012년 9월부터 1년간 호텔 사업 진출 목적으로 글래드를 개발했다. 그런데 글래드 상표권은 대림산업이 아닌 에이플러스디 몫으로 돌아갔다. 에이플러스디는 2013년 1월 글래드 상표권을 출원했다. 넉 달 뒤 등록도 마쳤다.

대림산업과 오라관광은 여의도 글래드 호텔, 제주 메종 글래드 호텔,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 등에 글래드를 썼다. 수수료는 에이플러스디가 가져갔다. 2016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에이플러스디가 챙긴 수수료는 31억여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이를 사익 편취라고 판단했다. 호텔 경영 경험이 없는 데다 브랜드 인프라(예약 시스템, 멤버십 등)도 갖추지 못한 에이플러스디가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등 유명 해외 프랜차이즈 호텔 수준으로 수수료를 받았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더불어 공정위는 에이플러스디가 해야 할 브랜드 스탠다드 구축도 상당 부분 오라관광이 대신했다고 지적했다. 브랜드 스탠다드는 호텔 시공, 운영 과정에서 브랜드 사용 호텔이 지켜야 하는 기준이다.

공정위는 이해욱 회장, 대림산업, 오라관광, 에이플러스디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과징금도 부과했다. △오라관광 7억3300만원 △대림산업 4억300만원 △에이플러스디 1억6900만원 순이다. 이해욱 회장, 대림산업, 오라관광은 검찰에 고발됐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이해욱 회장 등을 불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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