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진의 아이디어 세상]-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협력

[논객칼럼=안홍진]

-탈세계화에 공장 셧다운을 피하는 생태계를 위해

세상이 바뀌었다. 범진보 여당이 180석을 차지했다. 야당은 있으나 마나다.

180석의 의미는 경제𐤟 산업계 향후 정책이 여당 의도대로 ‘180도’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세상도 확! 바뀔 것이다. 정부도 노조도 시민단체도 그리고 고객인 소비자도...바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도 ‘뉴노멀’로 간다. 이들 생태계 상생협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또 다시 나타날 수도 있는 바이러스 전염병으로부터 이들 회사공장이 ‘셧다운’을 피하는 면역체계를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K 방역시스템, K의료제품 회사는 이미 강력한 백신을 맞았다. 그 제품을 전세계에 수출하며 호황을 누린 것이 위 질문의 대답이다.

≪ 주치의; 공정위, 수간호사; 국세청, 검찰의 미션≫

‘신뢰의 상생협력’이 아니라, 불신과 불공정에서 오는 단가협상, 기술도용관련 고발, 소송 등으로 두 기업간 중경상의 상처가 나타날 소지가 있다. 이땐 ‘치료와 수술’이라는 ‘주치의’ 역할로 공정위가 개입할 것이고 ‘수간호사’의 역할은 국세청, 검찰 등이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필자가 기업의 상생협력팀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대기업간의 상생협력에 대해 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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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이전 (Before Corona) 상생협력의 현안과 숙제

우리나라 총 기업숫자 중에서 중소기업이 99%, 대기업이 1% 정도 비율을 대략 차지한다. 총 종업원 수는 중소기업이 약 85%, 대기업이 15% 정도 된다. 아는 바와같이 이 두 종류 기업체간엔 생태계가 엄연히 존재한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에서 얼룩말, 누우, 톰슨가젤은 뜯는 풀의 종류가 달라 싸움을 하지 않는다. 얼룩말이 먹는 초원의 풀을 사자나 치타, 하이에나가 먹는 일이 없어 생태계 혼란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스레 먹이사슬이 형성돼 절묘한 생태계의 섭리가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생태계 소멸의 대표 사례가 있다. 일제시대와 6.26사변 이후 땔감부족으로 인한 삼림 파괴로 초식동물 토끼 등이 사라지면서 한국형 호랑이도 자취를 감춘 것이다. 아직도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남아있는 상생협력의 현주소를 보면,

예를들어, 갑(甲) 대기업이, 을(乙) 중소기업체 납품관계인 협력회사를 불러,

① “자사의 고급 기술 정보가 경쟁사인 A사에 유출될 것을 우려해, A회사와 계약하지 않겠다고 계약서에 싸인하라!” 한다.

② 신제품 개발을 협력사와 공동으로 했는데 불량이 발생해, 협력사에 전가한다.

③ 하나의 대기업이 중소기업 B,C 두 군데와 계약한다. 두군데와 하는 이유는 공장화재, 노사분규 등으로 납품이 끊길 경우의 대비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같은 경제위기가 닥치면 ※납품단가 대폭인하를 요구하는 데 예를들어 “B 회사가 단가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C협력사로 납품을 몰아주겠다”고 한다면, B 회사는 어떻게 되겠는가?

※5월 11일 중소기업중앙회 내에 납품단가조정위원회를 출범시킨 김기문 회장은 “납품단가 공정화를 위해 업종별 표준단가를 산출 중이며, 조정협의권을 부여하고 법률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힘.

④ 신제품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개발해 제안하는 경우 설계도를 제출하라! 한다.

 

①번의 경우, 협력 중소기업체가 상장회사인 경우는 다수의 대기업에 납품을 못하게 되므로,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가 Buy가 아닌 Sell 주문 의견을 놓는다. 영업이익이 한계에 다다른다고 분석하기 때문인데 이 회사 주가가 오르기엔 한계가 있다 ②번 사례 역시 상장기업인 경우 재무제표상 손익이 발생해 주가가 추락한다. 비상장인 경우 경영상 제반 애로는 뻔하다 ③대기업 경영위기를 중소기업에, 전가하는 케이스다 ④번은 대기업에 의한 전형적 기술탈취의 케이스로서, 대기업이 추후 기술특허를 출원해 계열사가 같은 제품을 생산케하면서 이 협력사와 거래를 끊는 경우다.

≪ AI (인공지능)는 ‘기술탈취’ 기업도 미리 경고해 줄것≫

중소기업중앙회가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501개를 대상으로 한 기술탈취 실태조사(2018년)에 따르면 65%가 계약체결 전 기술자료를 요구받았고 그 중 77%가 기술자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니 대기업 기술유용(탈취)사례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주) 한화가 ‘태양광 에너지 관련 협력사’ 기술을 몰래 빼돌려, 자회사 한화큐셀에 납품한 사례는 교묘하고 상당히 구체적이다. 공정거래실천모임이 발표한 2019년 공정거래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그룹은 태광그룹으로 되어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경제민주화건국네트워크 등이 공동 주최하고 공정위, 검찰청, 특허청 관계자들이 참여한 ‘대기업 하도급 갑질, 기술유용(탈취)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사례 발표회’에 사례로 언급된 회사를 보면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대우해양조선, (주)한화, LG전자 등으로 글로벌시장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는 회사들이다. 어안이 벙벙해진다.

롯데그룹 계열 롯데피에스넷은 거래 협력사로부터 ATM 구동 소프트웨어를 도용한 혐의로 경찰압수수색까지 받은 적도 있다. 특허심판원과 대법원에 이르기 까지 10여 년간 소송전을 벌여 국회 국정감사장까지 갔던 LG 유플러스의 서오텔레콤 ‘알라딘’ 특허 기술탈취 논란은 우리나라 기업간 최장기 소송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두 지나 간 사례이지만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불교 10악(惡)에는 살생, 탐욕,사견,망어 등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이익에 탐욕을 갖는다. 이를 ‘탐익설’로 부르고 싶다. 기술은 돈을 주고 사오면 된다, 그냥 댓가 없이 탈취하는 건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만약 M 회사가 인터넷상에 기술탈취(유용)사례가 많이 축적𐤟노출되면 빅데이터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의해 AI(인공지능)는 거래하려는 기업에게 “M 사는 000 기술 습득에 관심이 많다! 기술탈취에 조심하라!”는 경고를 해 줄 수도 있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19) 시대 상생협력의 방향

지금까지 해왔듯 대기업측이 중소기업에 지원형식으로 해왔던 어음대신 현금 조기결제, 상생펀드 등은 기초적인 일이다. 다만, 협력이익 배분제(이익공유제), 성과공유제 등은 상호협의 하에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여 과감한 인센티브를 해당조직에 부여, 활성화하면 좋겠다.

중소기업-대기업 상생협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더욱 긴요해지고 긴밀해지고 긴급한' 체인(chain)으로 바뀌어야 한다. 필자가 주장한 위 캐치프레즈의 뜻은 불가항력적인 위기상황에선 상호거래의 중요성을 새로이 인식하고, 부품공급-생산라인 위치를 인접시켜서, 언제 어떠한 상황아래서도 제품생산과 판매-유통의 협력관계가 중단되지 않도록  ‘협력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 상생협력의 전략들을 리셋(Reset)하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기술격차'(Technology Divide)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한 명지대 김정수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의 역설은 상생협력에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 잘 말해준다.

※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자율주행,증강,가상현실(AR,VR) 등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통합되어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하게 되는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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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필자의 과거 일화 한가지; 1989년쯤 필자 회사에 ‘인터넷’개념이 처음 도입되었는데 전산실 K부장이 투자를 시급히 해야 한다고 해도 간부들 아무도 관심 없고 컴퓨터를 하루종일 틀어 놓으면 전기세는 얼마 나가냐?고 질문을 한 사례다.

중소기업-대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기본적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경영전반의 디지털전환(디지탈 트랜스포메이션)이다. AI, 무인화, 온라인화 도입은 디지털경영의 필수과목이다. 최고 디지탈책임자 CDO(Chief Digital Officer)를 과감히 임명하라! 디지털 전환 없이는 절대 생존할 수 없다. 필자의 위 일화가 교훈이 되길 바란다.

② 이번에 국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체와 향후 화상회의,재택시스템 등 비대면(uncontact) 시스템과 스마트 팩토리 구축의 긴급성을 알려 준 ‘코로나 19’는 재앙이자 축복이다.

세계 경영사적 사건으로 삼성전자와 그 중소기업 협력회사들과의 상생협력의 사례를 들고 싶다. 1998년 IMF 금융위기를 겪으며 플래시 반도체 고성능화와 LCD 평판 디스플레이로 디지털 TV를 개발해, 아날로그 TV로 세계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SONY를 제치고 오늘날 디지탈 IT 기업- 삼성전자로 변신시킨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다. 바이오 기업이라면 ‘디지털케어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투자를 겁내지 마라! 지금이 최적기이다.

② 기아차 스포츠유틸리티 ‘셀토스’에 들어가는 액정계기판 재고부족으로 국내 광주공장이 일시 중단됐다고 한다. 인도 아난타푸르 현지공장 셧다운으로 이곳에 동반 진출한 한국 협력업체 부품을 공급 받지 못해서다.이 협력업체 중국공장에서 받아 생산하면, 고객납기 일자가 8주 정도 늦어질 것이라 한다.(중앙일보 4월 14일 단독보도)

이 사례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SCM 기반의 스마트 공장은 이 위험을 비껴간다.

Smart Factory-그것은 글로벌 우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제2의 코로나 시대’에도 사전 재고부족 예측을 통해 셧다운을 방지하는 ‘면역력’을 키워 줄 것이다.

③ 전통적인 「수탁 및 위탁 기업간 상생협력」에만 머무르지 말고 다수의 이종기업이 참여하는 「네트워크 상생협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년 인공지능(AI)융합연구센터 공모사업〉의 「로봇 시각지능 기술」분야에 인하대학교 주관으로 유진로봇이 21개 기관𐤟기업과 공동협업으로 산.학.관 AI 플랫폼을 구축키로 한 사례도 있다. 또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지원으로, 삼성전자 제조전문가들이 화진산업, 에버그린,레스텍 등에 마스크 양산 품질기술을 전수한 사례도 있다.

④ 위③번 사례 외에도 자동차 회사와 IT 기업의 네트워크 협력사례로, 스마트폰으로 시동걸고, 음성 메세지 전송, 집 내부 가전제품 원격제어가 가능한 ‘인포콘’ 커넥티드 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는 현대𐤟 기아차에 이어, 쌍용차가 LG 유플러스, 네이버와 상생협력한 귀중한 사례다. 또한 대기업이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등과 「네트워크」 협력을 한 사례도 있다. 세계적인 AR 앱 개발로 명성을 얻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 시어스랩이 LG,삼성과 「우아한형제들」은 물론 페이스북, 이베이,디즈니 등과도 AR 솔루션 관련 상생협력 중이다.

⑤ 저금리 융통등을 위한 상생펀드를 SK 하이닉스 1300억원, LG 화학이 1000억원, 가스공사가 638억원 조성해 코로나 사태로 자금난에 겪는 협력사들을 지원하는 것은 변함없는 전통방식의 상생협력이다.

≪혹독한 ‘운명’을 딛고 ‘처절한 외침’을 통해 더 강해질 것! ≫

이제 코로나 사태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중소기업-대기업 상생협력의 관계에 때아닌 혹독한 겨울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코로나 공황’의 경영환경에 처한 기업오너와 경영자들에게서 터져나오는 ‘비명의 환청’이 필자에겐, 베에토벤의 ‘운명’ 교향곡 소리처럼 장엄하고 비장하게 들려 오는 듯하다. 그뿐이 아니다! 현재 임금대폭 삭감에 일자리를 잃게 된 기업 임직원들의 외침은, 핏빛 하늘아래 주인공이 두손으로 귀를 막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표정을 그린, 「세계적 명화」 뭉크의 소리없는 ‘절규’처럼 가슴속을 울리는 듯하다. “절규를 안해 본자는 이 세상에서 살 가치가 없다”는 괴테의 말처럼 이를 통해 더 강해질 것이다.

≪ 세계시장을 지배하려면 「생태계」를 만드는 상생협력이 되어야!≫

“재주는 곰(한국)이 넘고 돈은 되놈(중국,미국)이 번다”는 속담처럼, 우리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휘해 돈이 되는 단편적인 「앱」에만 집중하는 사이, 중국, 미국 등이 큰 숲(플랫폼 비즈니스 생턔계)을 형성하는 투자로, 잽싸게 세계시장을 선점하여 우리기업보다 기업가치를 수백배 더 올리는 안타까운 사례가 빈번하다.

코로나 사태를 일회성 ‘쓰나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기업 오너나 CEO는 없을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 하거나, 미래를 대비 하지 않는 기업의 미래는 없다. 2020년 ‘코로나 공황’에 진입한 지금,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을 통한 핵심기술과 글로벌 마켓용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중장기적 투자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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