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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입냄새를 맡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50]
김대복 | 승인 2020.05.18 09:00

[논객칼럼=김대복]

입냄새가 심한 사람이 쉴새없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주위 사람은 애써 표정없이 경청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일부는 외면하는 모습도 보인다. 한의원에서 입냄새 치료를 받는 구취인의 상당수는 스스로 냄새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아주 적다. 대다수가 가족이나 친구의 귀띔에 당황해 병원을 찾는다. 이같은 현상은 구취인이 냄새를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구취인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입냄새를 의식하지 못한다. 또 냄새를 맡아도 자신의 체취와 구분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이는 인간의 진화 과정, 구취 적응, 후각기능 약화로 설명될 수 있다.

인간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소통한다. 그런데 진화 과정에서 후각이 퇴화했다. 직립보행 후 냄새를 맡는 감각이 무뎌지고, 시각과 청각에 많은 것을 의지하게 됐다. 현대인의 후각은 여전히 퇴화 중인 가운데 의사소통이나 상황 판단 때 제한적으로 냄새를 활용한다. 그나마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후각이 예민한 편이다.

픽사베이

이에 비해 네발로 생활하는 동물은 후각 의존도가 높다. 후각세포는 인간이 약 500만개인 반면에 토끼는 1억개에 이른다. 그나마 실제로 기능하는 인간의 후각세포는 400개 미만이다. 인간은 냄새 측면에서는 극히 나약한 존재라 할 수 있다.더욱이 후각이 퇴화한 인간이 자신의 체취와 유사한 구취를 알아차리기는 더욱 어렵다.

입냄새는 발생 원인에 따라 다양하다. 질환의 종류에 따라 냄새 양상이 다르고, 섭취한 음식에 따라 다르고, 구취 발생 위치에 따라서도 다르다. 그런데 크게 보면 몸 냄새와 비슷하다. 이 상황에서 후각 세포는 몸과 입에서 나는 여러 가지 냄새를 구분해내는 능력이 무뎌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구취인은 자신에게서 나는 입냄새와 몸 냄새 자각이 쉽지 않다.

또 코의 염증이 있는 구취인의 경우 후각 상실이나 후각 약화 사례도 일부 있다. 코 안의 점막에 염증이 생긴 비염과 부비동의 점막이 감염된 축농증은 만성이 되면 후각 약화나 후각 상실로 이어져 냄새를 맡기가 힘들어진다.

결국 구취가 의심되면 타인에게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묻기가 불편하면 손 등에 침을 묻혀 냄새를 맡아 보는 등의 자가진단법을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정확하게 구취 여부를 판별하는 방법은 병원에서 기계적 검사, 관능 검사 등 여러가지 체크를 해보는 것이다.

각종 검사에서 치료를 요하는 입냄새로 진단되면 원인과 증상에 따라 병원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병원마다, 의사마다 진단과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전문적으로 입냄새를 다루고, 구취치료에 성공사례가 많은 한의원을 방문해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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